[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7승 1패로 마무리했다. 10개 구단 중 최다승이자 최다연승(7연승) 기록을 썼다. 17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0-3으로 패하며 8연승은 무산됐지만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한층 두꺼워진 선수층으로 이룬 성과여서 더욱 고무적이다. 연습경기 초반 롯데는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마차도, 안치홍 등 주축 선수로 라인업을 구성하다 점차 김민수, 추재현, 김재유, 오윤석 등 백업 선수들로 타선을 채웠다. 20대 젊은 피들은 주전 선수들을 위협하며 연승을 견인했다. 스프링캠프 기간만 놓고 보면 롯데의 신구 조화는 박수 받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선발진도 안정됐다. 1선발 댄 스트레일리를 필두로 앤더슨 프랑코도 연습경기 기간 인상적이었다. 또 선발투수 후보 노경은과 박세웅도 나란히 합격점을 받았다. 이승헌, 김진욱과 경쟁해야 할 서준원도 16일 첫 등판에서 무실점 호투와 시속 147km의 묵직한 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산뜻한 기분으로 출발선에 섰지만 롯데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여전히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 '꼴데'(꼴찌 롯데)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롯데는 지난해까지 모두 4915전 2259승 2544패 112무를 기록했다. 승률 47%. 창단 39년 동안 정규시즌 우승은 단 한 차례도 하지 못했고, 꼴찌만 무려 9번이나 했다. 아울러 21세기 들어 유일하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기도 하다. 스프링캠프의 좋은 성과에도 비관적인 전망이 앞선 건 이런 과거 때문이다. 
 

물론 롯데가 우승을 못 햇던 팀은 아니다. 1984년 '무쇠팔' 최동원의 미친 활약 속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동원은 한국시리즈 1, 3, 5, 6, 7차전 등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쓰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1992년 롯데는 윤학길-염종석-박동희 트로이카를 중심으로 한 마운드와 박정태, 김민호, 전준호, 김응국, 이종운 등 타선의 활약 속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1992년 이후 무려 29년이 지났다. 7번의 올림픽이 열렸고, 노태우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7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이 기간 롯데는 수백억 원의 돈을 쏟아 부으며 전력을 보강했고, 매 시즌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투자는 실패했고, 우승은 공염불에 그쳤다. 
 
2021시즌 롯데의 목표는 우승이다. 팀의 중심 이대호는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우승 때 1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기에 김진욱, 나승엽, 손성빈 등 고교야구 루키 삼총사를 영입했다. 또 스프링캠프 기간 투타와 신구 조화 측면에서 모두 KBO리그 최고 수준의 하모니를 보였다. 봄바람처럼 출발이 좋다. 올해는 '봄데', '꼴데' 말고 '챔피언 롯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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