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더 많은 단결을 촉구하기 위해 행진”...정부의 즉각적 대응 요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 행동 촉구 시위/연합뉴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 행동 촉구 시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제26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진행되고 있는 개최지 글래스고에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BBC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약 10만명 이상으로 추청되는 시위대들이 켈빈그로브 공원(Kelvingrove Park)에서 글래스고 그린(Glasgow Green)까지 행렬에 참가해 대규모 행진을 했다. 

이날 오전에는 과학자들의 행동단체인 '사이언티스트 리벨리언(Scientist Rebellion)'이 킹 조지 5세 다리 위에서 연구실 코트를 입고 목덜미에 체인을 서로 묶은채로 서 있었다. 

이 행동주의 과학자들 연합은 비폭력 시민 불복종이 기후 위기 상황에 관심을 끌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며 “우리는 권력에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힘없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 또한 그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여기에 있다”라고 외쳤다. 그러나 학생들과 은퇴한 교수를 포함한 20명 이상의 과학자들은 결국 경찰에 체포됐고 다리는 봉쇄됐다. 

체인으로 자신을 스스로 묶은 과학자 저항 소속 활동가들/연합뉴스
체인으로 자신을 스스로 묶은 과학자 저항 소속 활동가들/연합뉴스

글래스고에는 비가 왔음에도 정오쯤 부터는 시민들의 행진이 진행됐다. 이날 시위에는 라이브 음악과 "기후변화가 아닌 시스템 변화", "COP26의 세계 리더들, 당신의 행동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등의 구호가 울려퍼졌다. 

경찰 측은 “오늘 열린 시위는 글래스고 사람들이 기억하는 어떤 시위보다도 더 크고 규모가 큰 대중 시위였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이번 시위가 아무 사고 없이 지나갔다고 밝혔으나 실은 젊은 공산주의자 동맹(YCL)이 폭약식 장치를 사용해 행렬을 중단시키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에는 COP26에 참가한 대표단들도 군중 사이에 끼여 있었다. 보츠와나 출신의 트레이시 소니(37) COP 협상가는 “연대를 보여주고 더 많은 단결을 촉구하기 위해 행진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기후 변화의 영향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지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식운동가들은 축산업 문제를 상징하는 동물 인형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소, 코로나19 문제의 닭,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 비만의 돼지 등을 상징하는 바람 넣은 인형들을 밧줄로 묶어 다니며 행진을 했다. 그들은 “축산 문제는 COP26 의제에서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글래스고에 비가 그치자 수많은 시위대들이 쏟아져나와 노래를 하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 나갔다. 시위대 중의 한명인 메리 마틴은 시위 분위기에 대해 “의식적이고, 확신있으며, 박력있는 분위기다” 라고 평가했다. 

이날 영국에서는 글래스고 뿐 아니라 런던에서도 노동조합원, 난민인권단체, 학생, 환경운동가 등 약 1만명의 시위대들이 영국은행에서 트라팔가 광장까지 행진을 했다. 

런던 시위대들은 정치인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긴급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인 여명 풀러(56)는 "우리는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에 질렸다"며 "이제는 실제 행동을 보여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 시스템의 개혁을 요구하며 기후 위기를 세계적인 불평등과 구조적 인종차별과 연결시키는 시위대들도 있었다. 의학 전공자인 레베카 하치킨(23)은 기후 위기로 인해 전세계적인 건강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건강 정의와 기후 정의는 깊은 관련이 있다”며 “정부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위기들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글래스고와 런던 이외에도 케냐, 터키, 프랑스, 브라질, 호주, 캐나다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도 이날 시위가 열렸다. 
 

박지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