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치악산 풍경 즐기는 '치악산 둘레길'
볼거리 가득한 '구룡사‧치악산 탐방로'
새로운 랜드마크 '소금산 그랜드밸리'
입구에서 바라본 구룡사 / 원주=이수현 기자
입구에서 바라본 구룡사 / 원주=이수현 기자

[한스경제(원주)=이수현 기자]  강원도 최대 도시 원주는 관광지와 거리가 멀었다. 수도권과 충청북도, 강원도를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이자 과거 여러 군부대가 주둔했던 군사도시로 더 이름이 알려진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원주가 관광 중심지로 새로운 변신을 꿈꾸고 있다. '은혜 갚은 꿩' 설화로 유명한 치악산과 아홉 마리 용이 있었다는 구룡사는 여전히 관광객을 맞이한다. 또한 소금산 그랜드밸리에서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를 비롯해 12월 개관을 앞둔 울렁다리와 잔도, 스카이워크 전망대는 원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준비를 마쳤다.

◆ 치악산 정기를 받다... 치악산 둘레길‧국형사

원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는 치악산이다.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쪽은 횡성군, 서쪽은 원주시와 접하고 있는 치악산은 과거 단풍이 들면 산 전체가 빨갛게 물든다는 뜻의 적악산으로 불렸다. 

가을 치악산의 모습은 적악산 이름 그대로였다. 빨갛게 익은 낙엽은 한때만 즐길 수 있는 절경이다. 치악산은 남쪽의 남대봉과 북쪽의 매화산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 사이에 가파른 계곡들이 자리해 예로부터 산세가 험난하기로 유명했지만, 원주시에서 치악산을 따라 11개 둘레길을 만들면서 부담 없이 풍경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 원주=이수현 기자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 원주=이수현 기자

둘레길 중 가장 최근 만들어진 11코스는 국형사, 숯돈골, 한가터 등을 지나는 길이다. 통일 신라 시대 창건한 국형사는 사찰 주위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송림 속 사찰이라고도 불린다. 삼면이 소나무로 둘러싸인 절에서 평온한 미소를 짓는 불상을 바라보면 자연스레 경건한 마음이 샘솟는다.

국형사를 시작으로 둘레길을 걷는다면 초입부터 가파른 계단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지만 계단을 모두 오르고 나면 평탄한 길이 이어져 자연을 느끼며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길은 포장돼있지 않아 거칠지만, 둘레길은 그마저 나름대로 멋이다.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 원주=이수현 기자
치악산 둘레길 11코스 / 원주=이수현 기자

길을 걷다 보면, 나뭇가지에 작은 띠가 묶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띠를 보면서 길을 잃지 말라는 작은 배려다. 일상에서 받았던 모든 걱정과 근심 따위는 잊고 하염없이 길을 걸으니 몸도 마음도 자연스레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 볼거리 가득한 테마 산책로 '구룡사‧치악산 탐방로'

둘레길만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면, 구룡사와 치악산 탐방로가 그 아쉬움을 날리기에 제격이다. 9마리 용이 있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구룡사는 사실 거북이를 의미하는 거북 구(龜)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과거 절의 사세가 기울었을 때 거북이 모양 바위를 쪼개라는 말을 듣고 바위를 부셨다고 한다. 하지만 절의 기세는 더 나빠졌고 거북 바위가 오히려 절을 보호하던 존재였음을 알면서 거북이 바위를 위로하기 위해 절의 이름을 바꿔 현재에 이르렀다.

치악산 탐방로 옆에서 흐르는 하천 / 원주=이수현 기자
치악산 탐방로 옆에서 흐르는 하천 / 원주=이수현 기자

입구에서 4천왕문을 지나면 오랜 역사를 증명하듯 경건한 절의 분위기가 몸을 감싼다. 지금은 여러 군데 보수한 흔적이 남아있지만 그마저도 나름대로 멋이 느껴진다. 절의 뒤로 보이는 치악산 풍경은 절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절 내부 건물들은 대부분이 강원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사찰 내부의 보광루는 그 규모로도 고찰의 웅장함을 보여준다.

구룡사 옆에는 가벼운 산책로가 마련돼있다. 둘레길이 길을 걸으며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코스였다면, 구룡사 산책로는 빨갛게 물든 나무가 즐비해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또한 길 중간 과거 치악산에 거주했던 화전민의 생활공간이 보존돼있어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다.

치악산 탐방로를 걷다보면 세렴폭포를 만날 수 있다. / 원주=이수현 기자
치악산 탐방로를 걷다보면 세렴폭포를 만날 수 있다. / 원주=이수현 기자

단풍과 옆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을 길동무 삼아 나아가다 보니 어느덧 세렴폭포에 다다른다. 산책로 끝자락 비로봉에서 흘러온 폭포는 2단으로 휘어지며 방문객들의 작은 볼거리가 되고 있다. 폭포를 지난다면 비로봉까지 가는 길이 마련돼있지만 길 초입부터 계단이 가파르고 산세가 험준해 세렴폭포에 만족하고 돌아가는 이들도 많다.

◆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 '소금산 그랜드밸리'

치악산이 이전부터 이어져 온 관광 중심지라면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새로운 원주의 랜드마크로 볼 수 있다. 간현 관광지로 불렸던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과거 원주 중앙선 철도가 연결된 시절에는 대학교 MT 장소로 인기가 많았고 그만큼 많은 이들의 추억이 남아있는 장소다.

출렁다리는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명물이다. / 원주=이수현 기자
출렁다리는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명물이다. / 원주=이수현 기자

최근에는 출렁다리가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전국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 중 하나인 소금산 출렁다리는 한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유재석이 방문하는 모습이 방송된 후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건설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렁다리는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인기 코스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다리를 건너다보면, 자신도 모른 채 식은땀이 흐르고 모든 신경이 한 곳에 집중된다.

소금산 그랜드밸리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오른쪽 잔도와 스카이타워가 보이고 울렁다리 공사도 진행 중이다. / 원주=이수현 기자
소금산 그랜드밸리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오른쪽 잔도와 스카이타워가 보이고 울렁다리 공사도 진행 중이다. / 원주=이수현 기자

출렁다리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12월 완공을 목적으로 막바지 잔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안전한 부분을 걸어보니, 절벽에 설치된 잔도가 주변 아찔한 풍경과 어우러져 출렁다리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잔도 끝자락에는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전망대 '스카이타워' 가 솟아있어 간현 관광지 전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망대 뒤로는 소금산과 간현산을 연결하는 일명 '울렁다리'가 건설 중이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울렁다리는 출렁다리보다 긴 거리를 자랑하며 중간중간 투명 유리로 바닥을 꾸며 더 아찔한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향후 케이블카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될 예정이라 더욱더 편한 여행을 가능케 할 전망이다.

매일 밤 상영하는 '나오라쇼' / 원주= 이수현 기자

밤이 되면, 미디어 파사드가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나이트 오브 라이트 쇼 (Night of Light Show)'를 줄인 '나오라쇼'로 불리는 해당 공연은 매일 밤 상영한다. 암벽에 빛을 발사해 영상을 상영하는 해당 공연은 '은혜 갚은 꿩' 설화를 비롯해 여러 영상으로 눈을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화려한 음악 분수 쇼까지 이어지면서 약 40분간 진행된 공연은 지루할 틈 없었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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