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스포츠 산업 내 ESG 관심 ↑
ESG 경영 5대 어젠다 제시
“세부척도·평가 필요”
김도균 한국체육학회 회장(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가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다이아몬드홀·에메랄드홀에서 개최된 ‘제5회 2021 K-스포노믹스 포럼’에서 ‘스포츠 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을 위한 방향성과 Alignment(얼라인먼트)’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김도균 한국체육학회 회장(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가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다이아몬드홀·에메랄드홀에서 개최된 ‘제5회 2021 K-스포노믹스 포럼’에서 ‘스포츠 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을 위한 방향성과 Alignment(얼라인먼트)’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소비자의 가치관·인식이 변화했고, 그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스포츠 산업도 ESG를 도입해야 한다.”

김도균 한국체육학회 회장(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은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 다이아몬드홀·에메랄드홀에서 개최된 ‘제5회 2021 K-스포노믹스 포럼’에서 패널로 나서 스포츠 산업에 ESG 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스포츠 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을 위한 방향성과 Alignment(얼라인먼트)’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새로운 팬 유입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의 ESG 활용 중요도 상승 ▲위기관리 및 변화 대응 ▲사회적 가치와 구단 발전 등을 위해 ESG 경영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포츠 산업, 이미지 개선·MZ세대 흡수 대책 마련해야

김 회장은 팬층 고령화에 따른 MZ세대(밀레니얼 세대, Z세대) 유입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를 위해 운영전략과 마케팅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MZ세대는 이른바 ‘미닝아웃(Meaning Out)’,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드러내는 소비 트렌드가 강하다.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친환경, 동물윤리 등 개인 성향에 부합한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소비’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아시아 6개국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Z세대는 ‘윤리적 가치 소비를 한다‘는 비율이 26%로 6개국 중 가장 높았다.

미국 프로야구 역시 팬의 고령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청률 조사 기업인 닐슨 집계 결과 MLB TV 시청팬 50%가 55세 이상이었다. 이에 관중 유치 및 수익 증가를 위해 새로운 규정 적용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선수단 감염, 수입 감소, 일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스포츠, ESG 적극 도입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는 ESG 도입이 적극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4대(NFL, MLB, NBA, NHL)리그 구단의 경우 코로나19 및 다양한 사회적 환경(인권, 윤리 문제 등)으로 인해 경기장을 대선 투표장으로 제공하고, ESG를 통한 새로운 수입원 발굴 추진 중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14년, 2020년 올림픽의 핵심 요소로 ‘지속가능성’을 인지했고, 2017년 전략적 로드맵을 구축했다.

‘유럽선수권대회 뮌헨 2022’ 조직위원회는 개최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기장 지속가능성, 탄소 중립, 재활용 등 6가지 핵심목표 설정하기도 했다. 이밖에 ESG 관련 얼라이언스 결성 및 포럼 개최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스포츠 산업 내 관심과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SK 와이번스와 지난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구단이 SSG로 매각됐는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분석한 자료를 경영진에 제시했다”면서 “ESG를 수치화했다는 것에 매우 놀랐고, 기업은 자사가 갖고 있는 목적을 향해 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김도균 한국체육학회 회장(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김도균 한국체육학회 회장(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국내외 스포츠 구단 ESG 가치 창출 사례

김 회장은 ESG 가치를 창출한 해외 스포츠 구단으로 이탈리아 ‘유벤투스’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스포르팅 CP’ 등을 꼽았다.

유벤투스의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을 보면 9명의 이사회 중 7명이 사외이사다. 이는 독단적 결정 예방하기 위함이다. 구단의 지속가능운영에 대한 정기적 보고하는 ‘지속가능보고서’도 발간 중이다. 지난 2018년부터 100%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여성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유벤투스 우먼 프로젝트 시작해 그해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했다. 세계 젠더 폭력 추방 캠페인(Orange The World)에 참여해 차별방지를 지지했다.

FC 바로셀로나는 20만명의 서포터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된다. 주요 의사결정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이익은 조합원에게 배당하는 대신 인프라 개선 등에 활용한다.

스포르팅 CP는 축구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른 구단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축구 외 55개 종목 운영할 정도로 선순환 효과가 뛰어나다.

국내에서는 NC 다이노스가 대표적이다. 2019년부터 정규시즌 경기 중 다이노스 선수의 홈런이 나올 때마다 각 10만원씩 적립, 예비 창업가 또는 창업 3년 이내 기업 10~15곳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상금도 구단 이해관계자(매표소, 청소인력 등)와 나눈다.

김 회장은 “기업들의 ESG를 통한 사회적가치 창출의 4가지 유형이 있다”면서 “기업이 운영하고 고객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 NGO·정부·국제기구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파트너형 사회공헌 활동’, 개방된 사회공헌 활동 네트워크에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해 복잡하고 규모가 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네트워크형 사회공헌 활동’, 기업이 직접적으로 운영하는 사회공헌 사업에 고객과 기업을 직접 참여시켜 목표를 달성하는 ‘단독 수행형 사회공헌’ 등이다”고 했다.

ESG 경영체계 설계·평가, 선택 아닌 필수

김 회장은 “재무성과와 비재무성과를 통합한 ESG 경영체계로 재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ESG 경영의 5대 어젠다(Agenda·의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리더가 주목할 ESG 경영 5대 어젠다로 ▲규제(Regulation) ▲파이낸싱(Financing) ▲인수합병(M&A) ▲기술(Tech) ▲보고(Reporting) 둥울 제시했다.

김 회장은 “스포츠 분야에 적용 할 수 있는 ESG 세부척도를 마련하고 이를 평가해야 한다”면서 “2011년부터 전세계 축구리그의 ESG 순위가 공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다른 종목이나 리그에서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슬로건이 바뀌었다. 기존 ‘더 빨리(Citius), 더 높이(Altius), 더 힘차게(Fortius)’에 ‘다 함께(Together)’를 추가했다”면서 “올림픽은 인류가 함께 평화를 나누고 실천하는 것처럼 기록과의 전쟁에서 ‘더’가 아니라 ‘다함께’하자는 것이다. 이제는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스포츠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스포츠 기업과 구단에게 ESG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한 이유는 사회발전 없이 기업·구단의 존속과 발전이 이뤄질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돈을 얼마나 벌었나’보다 ‘어떻게 벌었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게 최근 사회적인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ESG 경영은 기존 경영활동에 단순한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경영 전반에 내재화 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ESG 관점에서 재평가한 후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 적극적 실천해야 할 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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