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지난 6월 11일～12일 시범 경주에서 첫선을 보인 26기 신인들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전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임채빈처럼 괴물급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26기 '빅4'로 불리는 정현수(계양), 이태운(북광주), 방극산, 김영수(이상 세종)는 우수급 강자로 자리매김하며 차곡차곡 승수를 쌓고 있다.

출발이 가장 좋았던 선수는 차석졸업생 이태운(24세)이다. 7월 2일 창원에서 선행 2착으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3일 내내 선행을 감행했고, 일요경주에서는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빅4' 중에 가장 먼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2주 후 광명 출전에서 결선까지 접수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전 선행 일변도의 작전이 아닌 금, 토 경주에서는 젖히기 승부수를 띄우며 각각 1, 2착한 이태운이 결선에서 선배들의 텃세에 밀려 초주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노형균의 선행을 재빠르게 추주하는 적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우승 후보였던 김민호를 2착으로 막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8월 8일 결승 선행 3착, 8월 20일 결승 추입 2착을 더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이태운은 10월 4일 광명 결선에서 낙차를 당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6주 만에 복귀전을 치른 지난주 금, 토 경주에서는 야심 차게 선행 승부를 펼쳤으나 각각 3, 7착으로 밀렸다. 일요일도 마크 3착이 최선이었다.

육상선수 출신 수석졸업생 정현수(31세)는 10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선급 출신의 박지영과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선행 2착을 하며 데뷔했고, 8월 13일에는 현재 특선급으로 특별 승급한 정윤재, 유태복을 상대로 젖히기를 선보이며 첫 승을 사냥했다. 그러나 이후 무모한 선행을 고집하며 남 좋은 일만 시켜주길 반복했고, 10월 2일 부산에서 드디어 노력의 결실을 봤다. 계양팀 동료들보다 훈련량이 훨씬 많았던 정현수는 2강이었던 이수원, 이홍주를 뒤에 붙이고 선행을 하고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더니 이틀 후 월요경주에서도 선행 우승에 성공했다. 자신감이 붙은 뒤 더 무서워졌다. 이틀 쉬고 광명으로 넘어와서도 토, 일요 경주 선행 2연승, 월요 결선 선행 2착을 했고, 10월 31일 부산 결승에서는 윤현구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간발의 차 추입 2착을 했다.

10월 이전까지 고작 1승에 그쳤던 정현수는 10월에만 무려 5승을 쓸어 담았다. 지난주 광명 금요경주에서도 우승후보 강진원을 막아내는 선행승부로 1승을 추가했다.
3위 졸업생 방극산(24세)도 정현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그는 6월 11일 시범 경주에서 낙차, 실격 여파로 데뷔 후 10경기 연속 입상 실패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현수와 마찬가지로 선행 일변도의 작전을 펼쳤으나 종속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슬럼프는 길어졌다. 다행히 8월 들어 간간히 선행이 통하면서 2, 3착 진입을 해내기 시작했고 9월 17일에는 고대하던 우승에 성공했다.

김민호, 우성식, 김민수에 이어 인기순위 4위로 출전했던 방극산은 김민수의 선행을 반주 전 젖히기로 훌쩍 넘어서면서 쌍승 29.6배를 선사했다. 이틀 후 일요경주에서는 추입 1승을 추가했다. 탄력이 붙은 방극산은 10월 1일 기습을 감행했던 김태범을 3～4코너 젖히기로 넘어섰고, 24일 결선에서는 특선급 출신의 윤현구를 뒤에 붙이고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젖히기 우승을 선보이며 쌍승 20.2배를 연출했다. 지난주 금요일 선행 1착, 토요일 추입 1착, 일요결승 젖히기 2착을 추가한 그는 '빅4' 중에 첫 승 사냥은 가장 늦었지만 다음 회차 출전에서 가장 먼저 특선급 특별승급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1위 같은 꼴찌 김영수(27세)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왔다. 훈련원 시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가 오른쪽 발등골절 부상을 해 관리경주를 절반밖에 채우지 못하고 꼴찌로 졸업하고 선발급에 배정 받았다. 하지만 선발급은 그가 있을 곳이 아니었다. 8월 1일 부산 결선에서 북광주팀의 전경호, 윤진규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기도 했으나 이후 독주 우승을 밥 먹듯이 하며 9연승했고, 우수급에서도 곧바로 진가를 발휘했다.
우수급 데뷔전 금, 토 경주에서 세종팀 선후배들인 김민배, 방극산 앞에서 선행 2착을 하며 예열을 마친 김영수는 일요경주 추입 승을 챙기며 승급하자마자 결선까지 접수했다. 지난주에도 2승을 추가하며 우수급 승급 후 총 9회 출전에서 1착 5회, 2착 2회, 3착 1회(승률 56%, 연대율 77.8%, 삼연대율 88.9%)의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예상지 '경륜박사' 박진수 팀장은 "26기 "빅4' 선수들은 서로의 발전에 촉매제 역할을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며 "특히 아마 시절 스프린트, 경륜이 주 종목이었던 동대전고 출신의 세종팀인 방극산, 김영수는 지구력뿐만 아니라 순발력도 수준급이기 때문에 향후 특선급에서 활약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