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광주 '핫플레이스' 동명동 카페거리
도시에서 만나는 예술, 광주 폴리
아시아 예술의 중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축예술의 아름다움, 의재미술관
위에서 바라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진 중앙 작품은 '빅토리' / 광주=이수현기자
위에서 바라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진 중앙 작품은 '빅토리' / 광주=이수현기자

[한스경제=이수현 기자]  광주는 이름부터 빛나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무등산 유네스코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절경을 자랑하며 광활하게 펼쳐진 도심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마음에 다가온다.

하지만 광주의 진가는 그 한복판에 들어갔을 때 진정 빛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의재박물관은 건축예술의 절정을 자랑하고 도심 속 숨어있는 폴리(Folly)는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이라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동명동은 독특한 가게가 넘친다 . / 광주동구청 제공

동명동 카페거리, 대학가는 언제나 활기차다

동명동 카페거리는 조선대학교와 인접해 많은 젊은 세대가 찾는 인기 명소다. 그만큼 개성 있는 카페와 맛집이 즐비한 광주의 핫플레이스로 서울의 경리단길에 빗댄 '동리단길'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거리가 처음부터 인기명소였던 것은 아니었다. 동명동은 과거 광주교도소가 있었고 빈부격차가 심했던 지역 중 한 곳이었다. 변화는 학원이 거리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동명동은 점차 명성을 얻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대학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해 거리가 한산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산이었다. 카페에 앉아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 등 대학가다운 활기는 여전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화려하고 독특한 카페는 거리 전체를 빛낸다.

폴리 '아이 러브 스트리트' / 광주=이수현 기자

일상 속 즐기는 예술, 광주 폴리

폴리는 기능을 잃고 버려진 건축물을 작품으로 재활용하는 예술을 의미한다. 어찌보면 각 건물마다 용도가 명확하고 구조화된 도시에서 폴리는 창의적인 생각을 불어넣는 도시의 쉼터와 같다. 

총 31개 광주 폴리는 국내외 여러 유명 작가가 참여해 창의적이고 독특한 작품이 넘쳐난다. 곳곳에 숨어있는 폴리를 찾아서 인증샷을 남기다보면 도시 전체가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동명동에서 여행을 시작했다면 '아이 러브 스트리트'가 폴리 투어 시작에 제격이다. 서석초등학교 옆 골목에 있는 이 폴리는 말 그대로 아이를 위한 작품이다. 'I LOVE'라고 쓰여있는 바닥은 철자마다 잔디, 자갈, 나무, 분수로 꾸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바로 옆에는 칠판이 있어 원하는 방식으로 폴리를 꾸밀 수 있다.

 '뷰폴리' / 광주=이수현 기자
 '뷰폴리' / 광주=이수현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바라본 '뷰폴리' / 광주=이수현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바라본 '뷰폴리' / 광주=이수현 기자

 '아이 러브 스트리트'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광주영상복합문화관이 나온다. 이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 광주 폴리를 상징하는 '뷰폴리 & 설치작업 "자율건축"'이 설치돼있다. 'CHANGE'로 쓰여있는 이 작품은 벽을 회전해 색을 바꿀 수 있는데 본인이 원하는 색으로 바꾼 후 밖으로 나와 건물을 바라보면 광주 도심 한복판에 있는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이 보인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 광주=이수현 기자

◆ 아시아 예술의 중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산동에 있는 구전남도청은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 최후 항전지인 이곳은 민주화의 상징으로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다. 그리고 광주시는 그들의 역사를 하나의 예술로 표현하고자 했다. 바로 2015년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국가기관이다. 이를 위해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거나 아시아문학페스티벌 등 여러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시설은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한 민주평화교류원을 비롯해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한 대다수 건물이 지하에 있는데 그 이유는 무등산의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 광주=이수현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 광주=이수현 기자

 건물은 이름에 걸맞은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어린이문화원은 건물 곳곳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이 있고 독서실에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동화책이 빼곡하다. 그리고 문화정보원은 다양한 자료 검색수단은 물론 마음껏 쉴 수 있도록 대나무로 둘러싸인 공간을 마련했다.

문화창조원에서는 전시회가 1년 내내 끊이지 않는다. 현재는 '포스트휴먼 앙상블'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탈인간주의'를 의미하는 '포스트휴먼'과 조화를 의미하는 '앙상블'이 합쳐져 '탈인간주의적 조화'를 의미하는 해당 전시회는 아시아 전역 예술가의 고뇌와 고찰이 엿보이는 작품이 돋보인다. 특히 VR 장비와 드론을 활용한 작품은 예술과 현대 기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의재미술관 / 광주동구청 제공

무등산 자락, 의재미술관에서 멋스러움을 찾다

무등산국립공원 입구를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의재미술관을 만난다. 2001년 개관한 이 미술관은 인천공항청사를 제치고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배경에는 무등산의 아름다운 자연도 한몫했지만 건물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납득이 갔다. 투명 유리로 꾸민 벽은 무등산 절경을 마치 벽지처럼 활용하고 내부 디자인은 개관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술관은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의 대가 의재 허백련 선생을 기념하는 공간이고 대부분 작품은 의재 선생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에서는 개관 20주년을 맞이해 의재 선생이 선물한 작품을 잠시 대여해 전시하고 있었다. 

의재 허백련의 작품 '위진사해' / 광주 =이수현 기자
의재 허백련의 작품 '위진사해' / 광주=이수현 기자

친구와 제자, 가족 등 여러 인물에게 보낸 작품은 각자 의미가 담겨있다. 그 예로 의재 선생이 친구이자 국새 1호 제작자 석불 정기호 선생에게 보낸 작품 '위진사해'는 독수리처럼 명성을 세상에 이름을 알리라는 염원이 들어있고 광주 YMCA를 세운 오방 최홍종 목사에게 선물한 '구여도'에는 덕과 장수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 이처럼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보며 작품을 감상한다면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된다. 

의재미술관 내부에서 바라본 야외 풍경 / 광주=이수현 기자
의재미술관 내부에서 바라본 야외 풍경 / 광주=이수현 기자

지하 전시실로 내려와 보니, 지운 김철수 선생 서예전이 눈에 들어왔다. 독립운동가이자 뛰어난 서예가였고 사회주의 운동가였던 김철수 선생은 의재 선생과 친분이 있었고 여러 작품을 의재 선생의 장손자 직헌 허달재 화백이 보관해 전시회에 활용했다.

전시회에는 친구 의재를 위한 시를 비롯해 종달새가 날아오르는 모습, 독립운동 중 감옥에 수감됐을 당시 감정을 노래한 시 등 여러 작품이 걸려있다. 각각 작품을 멀리서 바라본다면 각 글자가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다가가 한글자씩 유심히 살펴봐도 그 나름대로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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