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다우존스와 MSCI에서 최고점...뒤로는 석유회사와 협력
마이크로소프트/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지수 1위 기업으로 평가받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중적인 행보로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선도하며 2030년 탄소네거티브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석유회사를 후원하고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정치인들까지 지원하고 있어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올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MS는 해외기업 중 ESG 대응을 가장 잘하는 기업 중 하나다. 본사가 있는 미국 현지에서도 MS는 기후 행동 분야에서 선두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MS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실시한 ESG평가에서 가장 높은 AAA등급을 받았으며, 5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다우존스(Dow Jones)가 발표한 ESG지수에서도 76.3점으로 2360개 기업중 1위를 차지했다.

26개 부분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ESG지수에서 MS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 리스크 관리, 다양성과 포용력에 대한 직원 참여 등에서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반면 노동 관행, 기업 윤리, 그리고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특히 MS는 기후분야인 탄소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다.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 5년간 MS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며 “MS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확대하면서 환경적 영향이 더욱 이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MS의 경영진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2050년까지 전 세계가 넷제로에 도달해야 한다는 2018년 유엔의 기후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다.

2020년 1월 MS의 경영진은 2030년까지 탄소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탄소네거티브는 탄소중립을 넘어서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2050년까지 회사가 세워진 1975년 이후부터 배출한 모든 탄소를 제거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2021년 1월에는 환경개선 추진상황을 상세히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국 MS는 2020년 한해 동안 6%인 73만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데 성공했고 전 세계 26개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배출권 130만톤을 구매하기도 했다.

MS는 또 2012년부터 내부 탄소요금을 시행하고 있다. 탄소요금은 각 부서가 탄소 배출에 대한 금전적인 책임을 지도록 해 직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초기에는 출장이나 전기 사용과 같은 직접적인 탄소 배출에 대해서만 부과했으나, 이후 비즈니스 항공 여행뿐만 아니라 공급 파트너사와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탄소에도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현재 MS는 1톤당 15달러의 탄소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아울러 MS는 공기 중 탄소를 줄이고, 포획·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클라임웍스(Climeworks)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클라임웍스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산화탄소를 잡아내는 공기 직접 포집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최근 MS에 대한 그린워싱 의혹이 일고 있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실제 MS는 △기후법안에 반대하는 무역협회의 회원가입 △석유 및 가스회사와의 계약 △기후정책을 방해하는 정치인에 대한 기부 등 탄소중립과는 상반되는 행보를 보인다.

MS는 탄소배출권을 발표한 바로 그 주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석유 콘퍼런스를 후원했다. 또 MS는 엑손모빌과 제휴를 맺었는데 MS는 협약식에서 엑손모빌과의 파트너십이 석유와 가스 생산을 2025년까지 매일 5만 배럴까지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보고서를 통해 MS와 엑손모빌 사이의 협력 관계를 비판했다. 그린피스는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 생산량이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의 석유 생산량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면, 2025년까지 연간 340만 미터톤의 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 측은 “MS가 이러한 파트너십을 설명하지 못한 것은 탄소회계 지침뿐만 아니라 MS의 탄소 네거티브 목표에도 큰 결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또 MS는 2020년 미국 선거 기간 동안 기후 변화를 부정한 전력이 있는 정치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약 20만달러를 지출하기도 했다. 게다가 MS가 가입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상공회의소가 기후위기 관련 법안과 싸워온 무역기구라는 점도 문제가 돼왔다. 이 단체들은 최근에도 조 바이든의 인프라 법안에 포함된 기후 법안에 반대하는 로비를 해왔다고 알려졌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 MS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기후 변화를 되돌릴 수 있는 지점은 지났다고 해도,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할 입장을 취해서는 안된다”며 “MS의 기후 변화에 대한 약속들이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고안된 것일지라도 타 회사들에게 선례를 따르도록 압력을 가하는 긍정적 기능이 있다”며 ESG경영을 이어 나갈 뜻을 밝혔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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