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크리스천 에이드 보고서 “기후 변화로 수백만명 이재민 발생”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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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기후 변화와 관련된 기상 현상이 2021년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고통을 가져다 줬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의 자선단체 크리스천 에이드(Christian Aid)는 ‘기후 붕괴의 1년’(a year of climate breakdown)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15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힌 10가지 사건을 발표했다.

크리스천 에이드는 먼저 가장 큰 재정적 영향 끼친 사건으로 8월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Ida)와 7월에 유럽에서 발생한 홍수를 꼽았다. 

8월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는 650억달러(약77조원)의 피해를 입히며 9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7월 유럽에서 발생한 홍수는 430억달러(약 51조원)의 피해를 입었고 240명이 사망했다. 또한 중국 허난성 홍수는 175억달러(약 20조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320명이 사망하고 1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보고서는 부유한 국가 일수록 재산가치가 높고 보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 같지만 실은 가난한 나라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1년에 발생한 기후 변화와 관련된 파괴적인 사건들 중 대다수는 가난한 국가들을 강타했다는 것이다. 

남수단은 6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지금까지 80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고,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를 강타한 사이클론 타우크태(Tauktae)로 인해 20만명이 대피했다. 동아프리카는 가뭄으로 황폐화되고 있고, 케냐에서의 일어난 가뭄은 2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식량 위기로 내몰았다. 라틴 아메리카의 파라나 강은 가뭄으로 77년 만에 최저 수위로 떨어졌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의 삶과 생계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보고서는 "이러한 극한 기후 변화로 인한 사건들은 재정적인 비용 외에도 식량 미보장, 가뭄, 대량 이주, 인명 손실을 야기해 인류에 심각한 고통을 야기시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큰 손실을 가져온 10개의 사건 중 4개가 아시아에서 발생했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은 전 세계적인 것이었다. 호주는 홍수로 인해 지난 3월 1만8000명의 이재민과 21억달러(약2조5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으며,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에서도 홍수로 인해 75억달러(8조9000억원)의 피해와 1만5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크리스천 에이드에 의해 의뢰된 사반타 콤레스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들은 기후 위기가 의료, 경제, 범죄, 사회 복지 및 주거보다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정부의 새해 중요 현안을 묻는 질문에는 기후변화가 27%로 가장 많았고, 의료 23%, 경제 14%, 사회보장 9%, 범죄 8%, 주거 6%, 교육 4% 순이었다.

크리스천 에이드는 현재 남수단에서 홍수로 피해를 입은 종글레이와 유니티 주의 가족들에게 긴급 인명 구조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케냐 북부 마사빗 카운티에서는 가뭄으로 16만명 이상이 긴급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1970년대 이후 아프리카의 차드(Chad) 호수가 90%까지 줄어들었고 차드 분지의 가뭄으로 인해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수백만 명의 세계 최빈곤층이 생명과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무엇보다 부유하고 배출량이 많은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재정 지원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2022년에는 가장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더 많이 해야 하며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가난한 나라들의 손실과 피해를 다루기 위한 기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크리스천 에이드의 기후 정의 자문의원인 누쉬라트 초두리는 “COP26에서 기후변화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는 것은 좋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영구적인 손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실제로 돕기 위해 설립된 기금이 없는 것은 몹시 실망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기후 변화로 올해 일어난 전세계적 사건들은 구체적인 기후 행동의 필요성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리 협정은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훨씬 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리스천 에이드의 기후 정책 책임자인 캣 크레이머 박사는 “기후 변화로 인한 비용은 올해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사망과 이주 문제에 있어서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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