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두 여성 직원 고발로 시작된 소송...피해자 측에 8000만달러 지급
라이엇 게임즈에서 만드는 비디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연합뉴스
라이엇 게임즈에서 만드는 비디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lol)’로 유명한 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성차별 집단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1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근무한 여성 정규직과 임시 대리점 계약자에게 8000만달러(950억원)를 지급하고 변호사 수임료와 기타 비용으로 2000만달러(약 237억원)를 지급하게 된다. 또 급여 투명성을 보장하고, 3년간 외부 감사를 받는 등 근무 환경 변화에도 나선다. 

소송은 2018년 11월 직원인 멜라니 맥크라켄과 제스 네그론이 라이엇게임즈에서 성차별과 성희롱, 성적 비위 등을 이유로 문제 제기를 하며 시작됐다. 고용과 승진 과정에서의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으며 원하지 않는 괴롭힘 등 일상적인 성차별을 감당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당초 2019년 1000만달러에 원고와 합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부(DFEH)와 근로기준시행국(DLSE) 등이 개입해 4억달러(약 4500억원)의 합의금을 줘야한다고 주장하면서 합의가 결렬된 바 있다. 

DFEH는 201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라이엇게임즈에서 근무한 모든 캘리포니아의 전현직 직원 및 계약자가 합의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합의금 일부를 받을 자격이 있는 근로자는 최소 2300명이며, 이전부터 오래 일했던 근로자들은 더 많은 합의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번 합의와 함께 직장 정책 개혁 방안에도 동의했다. 여기에는 이전 급여 이력에 의존한 급여 책정 금지, 계약직을 위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 패널에 여성 등 과소대표 된 구성원 참석허용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라이엇게임즈는 3년간 제3자의 감시를 받기로 했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투명성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3년 동안 DFEH가 공동으로 승인한 제3자에 의한 내부 보고와 형평임금 절차를 모니터링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감독관은 사내 환경에 인적 자원 불만과 처리 과정, 남녀 직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고 있는지 여부를 감독하게 된다. 

라이엇게임즈는 성명에서 “3년 전 우리는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치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우리는 우리 기업 문화의 단점을 부인할 것인가, 아니면 사과하고 노선을 수정해 더 나은 회사가 될 것인가 갈림길에 서 있었다”며 사과를 표했다.  

이어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과거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며 “이번 합의가 라이엇게임즈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겪은 사람들을 정식으로 인정하고 게임 산업에 더 많은 책임감과 평등을 가져오는 본보기가 됐으며 좋겠다"고 밝혔다. 

2018년 문제를 제기했던 제스 네그론은 “라이엇게임즈가 여성들을 위해 정의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이 사건이 다른 회사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게임 산업 전반의 여성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좋겠다. 또한 게임 산업의 여성들이 침묵 속에서 불평등과 괴롭힘을 겪을 필요가 없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DFEH 대변인은 CNN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로 캘리포니아 전역과 그 밖의 직장에서 성희롱과 성차별이 다뤄지는 방식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라이엇게임즈의 합의는 비디오 게임 산업이 직장 문화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받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DFEH 등 미국 정부기관은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zard)를 직원 성적 비위 및 성차별 혐의로 조사 중에 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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