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9년比 5% 감소했으나 경제 성장률보다는 높아
운송 10.1%, 산업 3.6%, 전력 6.6%, 건물부문 1.9% 증가
2021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그래프/가디언 캡쳐
2021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그래프/가디언 캡쳐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지난해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에 비해 6.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해서는 미세하게 감소했지만 예상보다 감소 속도가 느리고 경제 성장률보다 높았다.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이 같은 속도로는 미국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파리협정 목표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할 당시에는 온실가스 배출의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재택근무 전환, 자동차·비행기 여행 급감, 산업 생산 둔화 등의 이유에서다. 여기에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을 앞당겨 완전 새로운 형태의 미국 경제가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예상은 빗나갔다. 가디언에 따르면 작년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에 비해 6.2% 증가했다. 이는 2019년 수준에 비해 5% 감소한 수치지만 경제 성장률보다는 높은 수치다. 사람들이 이전 삶의 리듬으로 다시 돌아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리서치 회사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의 케이트 라센 이사는 “우리는 반등을 예상했지만 배출량이 전체 경제보다 더 빨리 돌아오는 것은 실망스럽다”며 “미국 경제에서 탄소의 집중도는 줄어들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것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우려를 보였다. 

온실가스 증가 원인은 자동차와 트럭 등 운송부문이 제일 컸다. 운송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1년 전보다 10.1% 증가한 것으로, 이는 백신 출시로 낙관론이 퍼지면서 미국 경제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산업부문에서 3.6% 증가했고, 전력부문 6.6%, 건물부문에서 1.9% 증가했다.

가디언은 기후학자들의 30년 이상동안 긴박한 경고와 산불, 홍수, 폭염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미국은 기후 위기를 다루는 어떠한 국가 입법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릭 라센 하원의원은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반적 봤을 때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미국인 개개인의 행동에만 의지할 게 아니라 미국 경제 전체를 탈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함에도 석유와 가스 시장에 의존하는 것은 걱정스럽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은 더욱 걱정스럽다”며 “이것은 항상 미국에 힘겨운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디언은 파리 협정(Paris climate accords)에서 합의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감축 비율에 있어 궤도를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기후학자인 마이클 만은 “1.5도 제한으로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10년 안에 사실상 넷제로에 도달해야 한다”며 “미국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에서 기후 법안을 포함해 지출 법안을 의회가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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