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행성능 매력적이지만 일부 비용절감 옵션은 아쉬워
사진=김정우 기자
사진=김정우 기자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캠핑 등 야외 레저활동의 증가로 국내에서도 픽업트럭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넉넉하고 튼튼한 적재공간의 실용성과 오프로드 느낌이 물씬 나는 감성적인 부분이 소비자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국GM은 픽업트럭의 본고장 미국의 대표 브랜드 쉐보레의 미드 사이즈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앞세워 성장 중인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해왔다.

2020년 국내에 선보인 부분변경 모델인 ‘리얼 뉴 콜로라도’는 이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과 경쟁한다. 판매가격은 약 4000만원부터 시작해 7000만원대 글래디에이터와 5000만원 수준의 레인저에 비해 접근성이 좋다. 국산 픽업트럭인 쌍용의 ‘렉스턴 스포츠’ 모델을 제외하면 가격 경쟁력이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승에 나선 콜로라도는 2021년식부터 적용된 부분변경을 통해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강렬한 느낌의 라디에이터그릴과 안개등·공기흡입구를 감싼 범퍼로 전면부 인상이 크게 변하면서 보다 마초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테일게이트에 차명을 각인한 부분은 상급 모델 ‘실버라도’와 같은 구성이다. 특히 오프로드 전용 트림인 ‘Z71’ 패키지가 적용돼 강렬한 Z71 로고가 구석구석 자리하고 견인과 경사각 등판 등 옵션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미국 기준으로 미드사이즈 픽업트럭이지만 외관부터 5395mm에 달하는 길이는 시각적으로 거대한 느낌을 준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인 주차공간이 담아내기 벅찬 길이지만 너비는 1885mm로 경쟁 모델들 대비 크게 부담은 없다.

차에 올라타면 일단 왠만한 풀사이즈 SUV를 넘어서는 높이에서 넓게 시야가 펼쳐진다.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개방감도 좋은 편이라 차체 높이와 길이에 따른 일부 사각을 제외하면 운전에 큰 지장이 없는 시야각을 제공한다.

실내에서 마주하는 내장재는 몸이 직접 닿는 시트와 운전대, 루프라이닝 등을 제외하면 거의 전 부분이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로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실용적인 픽업트럭의 용도를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지만 아쉬움은 남는 부분이다.

다만 조립품질은 나쁘지 않아 주행 중 잡소리는 느낄 수 없었다. 제법 빵빵한 저음을 제공하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 볼륨을 크게 높였을 때 일부에서 떨리는 소리가 났을 뿐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계기판은 약간 구식 느낌이지만 시인성 면에서 아쉬움이 없다. 센터에 마련된 8인치 터치 스크린도 제법 빠른 반응속도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 충실한 기능을 지원해 만족감을 더한다.

다소 투박하게 마련된 글러브박스나 센터 수납공간은 충분하지만 문에 마련된 수납공간이 작게 나눠져 있어 실용성이 다소 떨어진다. 가운데 마련된 무선충전 패드는 요즘의 대형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없어 예전 카마로에서 지적된 것이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시트의 편안하고 넓은 구성에 비해 좌판 길이가 짧아 장시간 주행 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뒷좌석은 183cm의 기자가 탑승했을 때 헤드룸과 레그룸에 여유가 적어 장거리 이동에는 적합하지 않다. 다만 널찍한 화물 적재공간을 고려할 때 뒷좌석 공간을 픽업트럭의 단점으로 지적하기는 어렵다.

실제 주행을 시작하면 다소의 아쉬운 점들은 잊을 수 있다. 오프로드가 아닌 온로드 도심 주행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주행감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자연흡기 엔진의 부드러운 회전 느낌과 촘촘한 기어비로 준수한 가속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가속 시 자연흡기 엔진 고유의 부드러우면서 힘찬 엔진음이 실내로 밀려들어와 운전 재미를 주고 3000rpm 이후부터 2톤이 넘는 차체를 밀어주며 중속 영역까지 꾸준하게 가속하는 맛이 디젤이나 전기차에서 느끼기 어려운 전통적인 엔진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주행 또는 정차 시 실내 정숙성이 기대 이상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서스펜션도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긴 스트로크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단단하게 차체를 잡아준다. 차체 무게 때문에 롤이 없지는 않지만 코너에 들어가도 하중이동을 신경 쓰면서 적당히 충실하고 직관적인 차체 제어가 가능하다. 특히 17인치에 편평비가 65에 달하는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한 점을 고려하면 차체 거동은 준수한 수준이다.

일반석인 시내 주행에서 느낌은 요철을 세련되게 걸러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은 전혀 없지만 타이어와 프레임 바디, 리어의 전통적이고 단순한 리프 방식 서스펜션 특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오히려 단단한 차체에 몸을 싣고 후륜구동과 4륜구동 방식을 가변적으로 선택하면서 미묘하게 변하는 노면 제어 능력을 느끼는 맛이 쏠쏠하다.

결론적으로 리얼 뉴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의 본질적인 기능과 주행성능에 충실한 모습에 매력적인 디자인이 더해진 차량이다. 다만 국내 시장 정서를 고려할 때 원터치 윈도우 콘트롤이 운전석에만 적용된 부분이나. 수동 접이식 사이드미러, 할로겐 헤드램프 등 옵션은 실용적이지만 비용절감의 흔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개선할 경우 상품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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