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온증가 체중 증가 위험 높이고 산불 연기 기형 위험 증가시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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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기후 위기가 전 세계의 태아, 아기, 그리고 유아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기온의 증가는 체중 증가 위험을 높이고,  산불로 인한 연기는 선천적 기형 위험을 증가시키며, 고온이 조산에 영향을 끼치고,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은 복벽개열증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논문들이 발표됐다. 

최근 이스라엘의 과학자들은 ‘임신 기간 동안 분만된 유아들 사이에서 주변 온도에 대한 산후 노출 및 유아의 급격한 체중 증가’(Postnatal exposure to ambient temperature and rapid weight gain among infants delivered at term gestations)을 통해 생후 첫 해에 열과 급격한 체중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 연구를 위해 20만 명의 출생아들을 분석한 결과, 야간 기온의 가장 높은 20%에 노출된 아기들은 빠른 체중 증가의 위험이 5%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루살렘 헤브루 대학교의 과학자들은 이 연구가 "기후 변화와 비만 모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유아기는 성인의 몸무게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비만인 사람들은 극심한 더위에 더 고통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이는 매우 흥미로운 가설”이라며 “유아의 급격한 체중 증가의 원인은 주변 온도가 높을 때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지방을 덜 태우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임신 중 산불 노출과 태아 복벽개열증 사이의 연관성’(The association between wildfire exposure in pregnancy and foetal gastroschisis)논문도 발표됐다. 이 논문에 따르면 임신 전 달에 엄마가 산불에 노출된 것이 복벽개열증이라고 불리는 선천성 결함의 위험을 두 배로 증가시킨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벽개열증은 아기의 창자와 다른 장기들이 피부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200만 명을 조사했는데 40%는 산불과 그로 인한 대기 오염으로부터 15마일 이내에 거주하는 산모에게서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임신 첫 3개월 동안 산불 근처에 사는 산모의 기형아 출산 위험이 28% 증가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태아 복벽개열증은 희귀한 질병으로 미국에서는 1년에 약 2000건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논문에 공동 저자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보영 박은 "인간의 산불에 노출되는 횟수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산불과 관련된 부정적인 건강 결과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온과 조산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높은 주변 온도로 인한 모성요인 및 자연 조산 위험’(Maternal factors and risk of spontaneous preterm birth due to high ambient temperatures in New South Wales, Australia)논문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거의 100만 명의 임산부를 평가했다. 결과는 이 중 3%가 37주 전에 아기를 출산했다. 

이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가장 더운 5%에 있는 사람들이 조산 위험이 16%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드니 대학의 에드워드 제가소시 교수는 “지구적인 기온과 폭염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조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불로 인한 연기에 노출되면 심각한 선천적 기형의 위험이 두 배가 되며 출산율 감소는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대기 오염과 관련이 있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의학 저널에 실린 ‘기후 변화와 생식, 출산 주기와 소아 건강’(Climate Change and Reproductive, Perinatal, and Paediatric Health) 논문은 미국에서부터 덴마크, 이스라엘, 오스트레일리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걸쳐 연구가 이뤄졌다.

이 논문의 저자인 그레고리 웰레니우스 교수는 “임신 초기부터 유아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기후 위험이 건강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을 보기 시작했다”며 “이것은 모든 사람과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극단적인 현상은 기후 변화가 지속됨에 따라 더욱 가능성이 커지고 심각해질 것이다”며 “이 연구는 왜 이러한 사건들이 미래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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