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참치 대체 제품 출시하며 식물 기반 대체 시장 진출
포지티브 워터 이니셔티브에 1억3000만 달러 투자
위성 서비스 사용해 공급망 산림 벌채 모니터링
2025년까지 포장재 100% 재활용하고 플라스틱 사용 3분의 1로 축소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목표
아동 노동 해결하기 위해 코코아 농가에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네슬레 로고/연합뉴스
네슬레 로고/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경제·산업 등 사회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ESG가 기업의 비재무적 지표로 분류돼 재무적 성과와는 별개로 인식됐으나 지금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기업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며 인식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ESG경영에 적극적인 가운데 이제는 관망하던 기업들도 앞 다퉈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ESG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지면서 ESG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스경제는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을 연중 조명함으로써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고자 한다.<편집자 주>

스위스에 뿌리를 둔 네슬레는 직원만 27만 여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식품회사다. 네슬레는 1970년 아프리카 분유시장에 진출했지만 어머니들이 세균이 들어있는 물에 판촉용 공짜 분유를 타 먹이면서 유아 사망률이 높아져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네슬레의 아프리카 유아 사망에 대한 책임이 도마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네슬레 불매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 후에도 중국 합작사에서 불거진 멜라민 분유 파동, 어린이 노동력 착취 문제가 얽힌 그린피스와의 팜오일 분쟁, 인도 매기 누들에서 납성분 과다 함유로 판매 중지 등을 겪으며 여러가지 오명을 써야 했다. 그러나 2016년 울프 마크 슈나이더가 새로운 CEO로 취임하면서 세계 최초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개념을 도입하는 등 ESG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바다 생물 다양성 보호

네슬레는 참치 대체 제품을 출시하며 식물 기반(plant-based)대체 시장에 진출했다. 식물성 해산물의 대체물은 남획을 줄이고 해양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더구나 참치 및 기타 해산물 남획은 어종과 더 넓은 생태계 모두에 심각한 해양 지속 가능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주요 해양 포식자인 참치가 고갈되면 먹이 종의 개체수가 확장돼 먹이 사슬과 해양 환경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새로운 참치 대체 제품은 식물성 성분을 조합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적인 식물기반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인 영양가 있는 완두콩 단백질이 풍부하며 인공 색소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참치 대체물을 9개월 만에 개발됐다. 네슬레는 “이는 혁신 강점과 식품과 영양 분야에서 네슬레가 가진 뛰어난 역량과 전문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더 나은 물 관리와 인프라를 지원

네슬레의 생수 사업부인 네슬레 워터스는 2025년까지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전세계 사업장에서 포지티브 워터(positive water) 영향을 발생시키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포지티브 워터는 사용한 물의 양보다 더 많이 보충하겠다는 의미로 물에 관한 넷제로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를 위해 네슬레는 48개 현장에서 100개 이상의 새로운 프로젝트에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하천 복원 및 재건 프로젝트와 도시 상수도 공급을 위한 수처리, 여과 및 파이프라인 인프라 제공에 나선다. 

네슬레 워터스의 지속 가능성 책임자인 세드릭 에거는 "오랫동안 자연보호와 물 관리라는 전통을 갖고 있는 사업으로서 상수원 보존을 넘어 우리가 운영하는 지역의 물 순환을 재생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 포리스트 포지티브 전략 도출...숲 복원·번창 목표

네슬레는 새로운 포리스트 포지티브(forest positive) 전략도 발표했다. 숲을 복원하고 번성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에 생산 중인 약 8000개 제품의 원재료들이 산림 훼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산림 훼손과 관련있는 원재료 공급자들과 협의를 통해 산림벌채를 중단했다. 

네슬레의 부사장 겸 운영 책임자인 마그디 바타토는 “2050년에 세계의 식량 수요를 충족하려면 농업 생산량이 2013년 수준에 비해 절반 정도로 증가해야 한다. 우리가 이 도전에 직면한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고 미래를 위해 숲을 복원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슬레는 올해까지 팜유, 설탕, 콩, 육류, 펄프 그리고 종이 공급망에서 산림 벌채를 중단하는 것을 포함한 현재의 산림 보호 계획을 넘어설 계획이다. 또한 2025년까지 커피와 코코아 공급망에서 산림 벌채를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위성 서비스인 스탈링 데이터를 사용해 공급망의 산림 벌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네슬레 미국 지역 책임자 로렌 프릭스는 “네슬레는 위성 데이터의 사용 증가와 더불어 공급 업체와 산림 보존과 복원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에 공동 투자하거나, 비용을 지불하는 등 공급 업체 관계까지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네슬레/연합뉴스
네슬레/연합뉴스

◆재활용 포장지와 재활용 패트병에 대한 투자

네슬레는 2025년까지 포장재를 100%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때까지 천연 플라스틱 사용을 3분의 1로 줄이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네슬레는 2020년 1월 버진 플라스틱 포장에서 식품 등급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전환하고 기타 지속 가능한 포장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최대 20억 스위스 프랑(21억 달러)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해 9월에는 포장의 100%를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지속 가능한 포장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네슬레는 클로즈드 루프 파트너스(Closed Loop Partners)의 사모펀드인 클로즈드 루프 리더십 펀드(Closed Loop Leadership Fund)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버진 플라스틱(화석연료 플라스틱)에서 식품 등급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으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네슬레 지속가능 포장 글로벌 책임자인 베로니크 크레마데스-마티스는 “이번 투자는 전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모색하고 있는 많은 해결책 중 하나"라며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늘리면 포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에는 생명공학 솔루션 회사인 카비오스(Carbio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활용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식품 등급의 페트병 생산을 발표했다. 새로 발명된 페트병은 미생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효소를 활용해 PET플라스틱을 구성부품으로 분해한 뒤 버진 등급의 새로운 플라스틱으로 변환해 무한 재활용이 가능하다.

네슬레 CEO 울프 마크 슈나이더/위키피디아 캡쳐
네슬레 CEO 울프 마크 슈나이더/위키피디아 캡쳐

◆2050년까지 넷제로 기한 명시 계획

네슬레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한 '기한 명시 계획'(time-bound plan)을 2020년 12월 발표했다. 이 기후 이니셔티브는 토양 건강 개선과 다양한 생태계 유지 및 복원 등 재생 농업 발전, 향후 10년 이내에 수억 그루의 나무 심기, 2025년까지 100% 재생 가능 전력으로의 전환 완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네슬레의 기한 명시 계획은 지속 가능한 재료 얻기,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회사 포장 발전, 재생 에너지 사용해 제품 제조, 보다 깨끗한 물류 네트워크 구축, 대기에서 탄소 제거하기 등 넷제로로 가는 과정에서 취하고 있는 주요 조치에 대한 세부 계획을 제시했다.

네슬레 CEO 울프 마크 슈나이더는 “우리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규모, 크기 및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농부, 산업 파트너, 정부, 비정부 조직 및 소비자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공급망 노동 문제를 근절을 위한 노력

네슬레는 43만톤을 소비하는 세계 최대 코코아 소비 기업 중 하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아동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나라들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로부터 공급의 대부분을 조달하고 있다. 기후 위험 증가, 물, 건강, 교육 및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 부족 등 수많은 요인들이 가족 코코아 농장에서 아동 노동의 위험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네슬레는 노동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올 1월 네슬레는 공급망에서 아동 노동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코코아 농가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코코아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만 2030년까지 14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네슬레가 시작한 주요 이니셔티브 중 하나는 소득 촉진 프로그램(income accelerator program)이다. 농부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보다 지속 가능한 코코아 농업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이 이니셔티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꾸준히 사회 경제적 회복력을 구축하도록 설계된 활동 및 농업 관행에 대해 가족에게 직접적인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에 따라 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에게 연간 최대 500 스위스 프랑을 지급하고, 농작물 생산성을 높이는 우수한 농업 관행을 구현하고, 그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이 기후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혼농임업 활동을 수행하고, 기타 작물 재배나 가축 기르기 등 다양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네슬레 CEO인 울프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는 “우리 목표는 빈곤이 만연하고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점점 더 많은 코코아 재배 가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들이 직면한 생활 소득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사장 겸 운영 책임자인 마그디 바타토는 “기업이 공유 가치를 이행하기를 기대하는 시점에서 업계 전반반에 대한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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