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기온관측 시작한 1970년부터 3.7도 상승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미국 내 온난화 현상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세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현재 평균 이상의 급격한 기온 상승을 경험하고 있으며, 499개 카운티(지역단위)는 이미 1.5도 상승을 돌파했다. 1.5도는 온난화 피해를 막기 위한 지구 기온 상승의 임계 온도다.
9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세기 동안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온실가스 방출로 미국 전체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구 3분의 1 이상인 1억2460만명이 거주하는 미국 서부, 북동부 및 중서부 지역은 연방정부가 온도 기록을 시작한 1895년 이후부터 온도상승세가 한층 가팔랐다.
극도의 온난화 현상은 미국 대도시에 집중됐다. 이들 대도시는 온실가스가 집중적으로 배출되는 핫스팟(hotspot)으로, 이중 캘리포니아의 해안과 미네소타의 북부 지역 온도상승이 심각했다. 반면 남부의 다른 지역들은 기온이 거의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캘리포니아의 벤투라 카운티는 1895년부터 2021년까지 온난화가 2.6도 증가해 미국의 어느 카운티보다 더 뜨거웠다. 이어 유타주의 그랜드 카운티가 48개 주 중 두 번째로 온난화가 빠른 카운티로 나타났다. 뉴저지, 매사추세츠, 코네티컷의 모든 카운티는 1895년 이후 1.5도 이상 따뜻해졌다.
또 뉴욕,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보스턴을 포함한 미국의 큰 도시들은 모두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약 1도 상승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온도 데이터를 수집한 미국 해양대기청은 “온난화는 고르게 분포되지 않고 있다”며 ”많은 곳들이 극적인 변화를 보였지만, 거주민들이 그렇게 뜨겁지는 않다고 생각할 평균 이하의 지역들도 있었다. 어떤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온도의 영향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국립기상국(National Weather Service) 기상학자 마크 잭슨은 “이번 데이터는 놀라운 수치이며 우리가 보고 있는 속도를 고려할 때 무서운 수치”라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캘리포니아 해안을 감싸고 있는 벤추라 카운티는 바다와 인접해 있어 약간 서늘한 지중해성 기후로 유명하다.
마크 잭슨은 “이곳은 최근 폭염으로 로스 파드리스 국유림 인근은 산에서 해안으로 따뜻한 공기가 흘러내리고 있으며 바다가 온도 상승으로 인해 소용돌이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캘리포니아는 120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것이 캘리포니아의 많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더위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온 상승은 산불 위험도 악화시켰다. 2017년 캘리포니아 벤투라 카운티 오자이에 있는 자신들의 집을 쑥대밭으로 만든 거대한 산불을 피해 아내와 함께 피신한 한 시민은 “끔찍했다. 바람이 미친 듯이 불고 고속도로를 따라 늘어선 언덕이 모두 불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1970년 이후 가장 빠르게 온난화되는 상위 6개 지역은 모두 알래스카의 카운티가 차지했다. 북극에 위치한 알래스카의 북쪽 경사면은 불과 50년 동안 3.7도라는 엄청난 기온상승을 기록했다. 알래스카에 대한 온도 데이터는 1920년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아 타지역과 비교가 불가능하다.
해양대기청 기후학자 브라이언 브레츠나이더는 “알래스카의 기후 변화는 미래가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해빙의 붕괴, 길어지는 화재 기간 및 추운 날씨들이 줄어드는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park@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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