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업지배구조 공시, 평가에 영향 미쳐…실제 작동 여부는 의사결정 과정 확인해야" 
"ESG행복경제연구소 100대기업 ESG, 타지표들과 보완적 효과 기대" 
"ESG 분야별 집중하거나 산업별 특성 반영하면 더 전문성있는 지표 될 것"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호텔에서 ESG행복경제연구소와 한스경제가 주최한 'ESG 자문위원단 정례 회의가 진행됐다. 서울대 경영대학 이우종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임민환 기자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호텔에서 ESG행복경제연구소와 한스경제가 주최한 'ESG 자문위원단 정례 회의가 진행됐다. 서울대 경영대학 이우종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임민환 기자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국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발표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언론사 최초로 재계·정계·관계·학계·법조계 인사로 구성된 ESG 평가 자문단 회의를 통해 ESG 평가지수 개발에 성공했으며, 시가 총액 50대 기업의 ESG 평가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시총 50위 기업 대상 평가에서 올해 100대 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하며 연속성과 체계성을 강화했다. 향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별 개선도·평가항목 등에 대한 심층 연구를 통해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ESG 평가에 대한 객관성과 타당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15일 개최된 외부전문가 자문회에서 이우종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스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평가결과만 놓고 본다면 현재 지배구조(G)는 비교적 많이 개선돼 있다"며 "더 나아가 환경(E)과 사회(S)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 분야에서 좋은 틀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하 이우종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Q.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시총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 대한 전반전인 견해와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방대한 양의 자료를 분석해서 놀랐다. 1곳의 기관에서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많은 공을 들인 것 같다. 다른 지표들과 보완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Q. ESG행복경제연구소의 기업 ESG 평가가 다른 평가지표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견해를 들려 달라. 

"우선 E(환경)S(사회)G(지배구조)는 각각 특색이 뚜렷한 영역이다. 이를 통칭해 ESG라고 명명하고 종합평가를 하고 있지만, 각 분야별로 집중하면 더욱 전문성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ESG를 평가하는 기관들의 업력이 보통 길지 않다. 그래서 해당 영역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지표 조차도 산업의 특성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는 환경이 중요하겠지만, 서비스업에서는 환경이 주요 이슈는 아닐 것이다. 산업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들이 (언론)보도화되면 좋을 것 같다."

Q. 이번 평가에서 G(지배구조) 분야에 높은 등급을 받은 기업이 비교적 많다. 기업지배구조 공시 의무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보고서 자체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국사회에서 지배구조 문제가 제기된 역사가 길다. 오랜 시간동안 기업들이 고민해 온 문제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문제는 상당히 개선돼있다."

"다만, 형식이 갖춰져 있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주주의 이해관계를 도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물론, 평가기관은 형식만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실질적으로 얼마나 유효하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려면 사후적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봐야 할 것 같다.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지 궁극적으로 분석하지 않으면 형식적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Q 최근 국내 학계의 ESG 관련 연구 흐름이 궁금하다.

"ESG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에 관한 얘기는 1980년대부터 있었다. 법제도가 주주 중심으로 디자인돼 있기 때문에 그런 틀 안에서, 지배구조가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 ESG에 힘쓰는 노동자나 소비자 등의 이해관계를 도모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해왔다."

"예를 들면 소비자가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면 기업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금액을 더 낮은 이율로 대출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런 내용을 연구해왔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ESG와 관련된 비즈니스가 많아지다 보니, 기업 주변 환경도 거기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각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연구하는 사례가 있다. 또한, 기업들이 실제로 ESG를 견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Q.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ESG 경영에서 더욱 집중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견해를 들려 달라. 

"평가 결과만 놓고 본다면, 현재 지배구조(G)는 비교적 많이 개선돼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G 분야를 제대로 갖추고 잘 작동하도록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환경(E)과 사회(S)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G 분야에서 좋은 틀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E나 S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주주들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설득하는 사회적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시스템 안에서 소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향후 평가에 바라는 점은. 

"이번 평가 작업도 이미 감사한 마음이 있다. 중요한 부분은 쉽지 않은 연구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졌으면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공공성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연구에 투자해줬으면 한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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