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DNA 바코드 사용해 싱가포르 16개 브랜드·45개 애완동물 사료 제품 테스트
성분 표시에는 '바다 물고기' 등 모호한 성분만 나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어 개체수 남획에 영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일부 반려동물 사료에 멸종 위기에 처한 상어가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성분 표시에는 '바다 물고기' 등 모호한 성분만 나열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연구 결과와 관련 싱가포르 예일-NUS 대학의 벤 웨인라이트와 이안 프렌치는 보고서를 통해 “대부분의 반려동물 주인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어 개체수의 남획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대부분 놀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상어 개체수는 지난 50년 동안 70% 이상 감소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남획되고 있다. 상어는 정점 포식자로서 해양 먹이 사슬의 균형을 위해 매우 중요하며, 상어의 손실은 해초지와 산호초에 연쇄적인 영향을 끼쳤다.

상어 지느러미의 판매는 널리 알려져있다. 벤 웨인라이트와 이안 프렌치는 애완동물 사료나 화장품과 같은 일상용품에 상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상어 남획의) '침묵의 기여자'라고 표현했다. 

이들은 DNA 바코드를 사용해 싱가포르에서 16개 브랜드의 45개 애완동물 사료 제품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제품은 성분 목록에 '물고기', '바다 물고기', '백색 미끼' 또는 '흰살 물고'과 같은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해 내용물을 설명했으며, 일부만 참치 또는 연어를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어종을 표시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배열된 144개의 표본들 중 약 3분의 1인 45개에는 상어의 DNA가 포함돼 있었다. 가장 많이 확인된 종은 푸른 상어, 비단 상어, 백기흉상어였다. 현재 비단상어와 백기흉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등급 ‘취약’으로 등재돼 있다.

카리브해 샤코프 상어나 샌드 타이거 상어 등의 DNA가 포함된 제품들도 확인 됐다.  벤 웨인라이트와 이안 프렌치는 해당 사료에서 지느러미가 제거된 후 버려지는 상어 사체 일부분이 채취될 수 있고, 증가하는 상어 고기 거래를 반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들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반려 동물에게 무엇을 먹이고,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도록 보다 정확한 성분 표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엑세터 대학의 생태학자인 앤드류 그리피스 박사는 “영국인들이 즐겨 먹는 피쉬 앤 칩스 가게에서 가시가 있는 도그피쉬와 귀상어 고기를 판매하는 것을 포함해 인간이 섭취하기 위한 식품에 상어 DNA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결과에 이어 이번 연구는 후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애완동물 사료의 경우, 특정 표시에 대한 규칙이 없다는 것은 다양한 취약한 종들이 법적으로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것을 금지하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물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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