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각은 반대...“생산량 늘리는데 시간 걸리고 에너지 요금에 영향 없어”
기후 운동가들 “재생에네지 증가시켜 가스 의존도 줄여야”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영국이 러시아 자원을 줄이기 위해 자국내 가스·석유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기후 운동가들과 내각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석유 및 가스 가격은 상승해 북해 브렌트유 가격이 4년 만에 최고 수준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영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5파운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천연가스 가격 역시 70% 급등해 2년 전 수준의 20배인 800파운드까지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존슨 총리가 북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총리는  북해 생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해서 영국의 넷제로에 대한 추진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으로의 전환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다우닝 스트릿 기자회견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약속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위기가 닥친 현실을 반영해야 할 때로, 더 많은 탄화수소로 전환하면서 자립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 동안 에너지 공급 전략을 세울 것”이라며 “그래서 영국 국민들은 우리가 단기·중기·장기적으로 국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자들은 실효성 문제로 반박에 나서고 있다. 북해 생산량을 증가하는 데 20년이 걸릴 것이며 때문에 임박한 자국내 에너지 요금 인상에 즉각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기후 운동가들의 반발이 거세다. 그린피스 영국 정치 책임자인 레베카 뉴섬은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시급히 끝내야 한다는 존슨 총리의 말은 옳지만 북해에서 더 많은 시추를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새로운 가스전을 여는 데 25년이 걸릴 수 있고,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입찰자에게 판매될 것이며 영국의 에너지 요금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라리 주택을 단열하고, 열 펌프를 설치하고, 재생 에너지를 증가시켜 가스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넷제로 추진을 지지하는 영국 각료들은 목표에 반대하는 보수당이 기후 목표를 훼손하기 위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존슨 총리가 기후변화 목표치를 희생해 서방이 러시아산 가스를 끊는 동안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이기 위해 가스회사에 기후패스를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넷제로를 지지하는 익명의 장관은 “이런 논쟁이 다시 불거졌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쓸모없는 논쟁”이라며 “모든 G7 국가는 넷제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고려할 때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도 “다른 곳보다 국내에서 가스공급을 받는 게 낫기 때문에 북해 생산을 지속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면서도 “가스는 비싸고, 어떤 재생에너지보다 비싸기 때문에 고물가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책은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에 넷제로 달성에 대해 조언을 하는 기후 변화 위원회(The climate change committee)는 “변동성 있는 가격에 대한 영국의 노출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화석 연료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며 “생산에 대한 더 엄격한 제한과 탐사에 대한 가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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