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클라이언트어쓰 "넷제로 목표 충분치 않고 운영·예산에도 반영되지 않아"
쉘 "2050년 목표로 넷제로 이행 중…소송으로 해결 안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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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석유회사 쉘(Shell)의 이사들이 회사를 넷제로(지구 기후에 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가 균형에 이른 상태)에 적절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고 로이터가 15일(현지시간)보도했다. 국제환경단체 클라이언트어쓰(ClientEarth) 변호사들은 저탄소 경제로의 글로벌 전환을 적절하게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사들에게 개인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영국 회사법에 따른 의무 위반 혐의를 주장했다. 
 
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클라이언트어쓰는 쉘에 자신들의 주장을 통지하는 서면을 보냈으며, 영국와 웨일즈 고등법원에 서류를 제출하기 전에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송이 진행되려면 클라이언트어쓰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클라이언어쓰는 셸이 2030년까지 회사 운영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석유와 가스 회사의 배출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사 제품 사용으로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넷제로 목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셸의 13명의 이사들이 화석 연료 배출을 줄임으로써 전 세계 기후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하려는 파리 협정에 발맞춰 전략을 고안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넷제로 목표가 회사의 운영 계획이나 예산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클라이언트어쓰는 회사의 장기적인 실행가능성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를 대표하여 쉘의 주주로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소송이 성공한다면, 셸 이사회는 법원으로부터 전략을 바꾸도록 강요받을 수 있으며, 이 계획을 파리 협정에 맞추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청구인이 패소할 경우 이사의 법률 비용을 포함한 소송 비용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어쓰에 따르면 이사회는 기후 변화가 회사에 가하는 위험을 적절하게 책임지지 못했고, 이에 쉘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법에 따르면, 이사는 회사의 성공을 촉진하고 합리적인 관리, 기술, 성실성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어쓰의 폴 벤슨 변호사는 “이사에게 넷제로 이행 등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개인적인 법적 책임을 묻는 첫번째 사례다”라고 지적했다. 
 
쉘이 공해 배출에 대해 조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5월 네덜란드 법원은 쉘이 판매하는 연료 배출량을 포함한 배출량을 2030년 말까지 45% 줄여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쉘 이사들은 판결에 불복해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에너지 이행 전략’ 을 발표했다.

클라이언트어쓰의 폴 벤슨 변호사는 “우리는 쉘의 이사회가 회사가 직면한 중요하고 예측 가능한 기후 위험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쉘 대변인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 기업이 되기 위해 우리는 파리 협정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2030년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업계의 주도적 목표와 고객에게 더 많은 저탄소 에너지를 제공하도록 비즈니스를 전환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후 변화만큼 큰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방면에서 조치가 필요하다. 에너지 공급 문제는 에너지 시스템을 탈탄소화하면서 에너지 안보와 같은 중요한 요구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부 주도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문제는 소송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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