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르쉐 ‘타이칸’부터 현대 ‘아이오닉5 N’까지
무겁지만 폭발적 가속력과 낮은 무게중심 강점
로터스·마세라티·애스턴마틴 등도 전동화 본격 시동
포르쉐 '타이칸 GTS'. /사진=포르쉐 코리아
포르쉐 '타이칸 GTS'. /사진=포르쉐 코리아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 하면서 내연기관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고성능 전기차 모델이 연이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차량과 달리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파워트레인으로 구동되는 만큼 다른 특성을 가진다. 엔진 부피와 무게를 덜어낸 대신 차량 배터리 무게로 총 중량이 늘어 무게당 마력 비율에서 불리하고 엔진과 배기음, 변속을 통한 엔진 회전수 조작이 주는 스포츠 드라이빙 감성이 부족하다.

반면 가장 무거운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깔아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적 주행감을 제공하고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 발생 특성에 따라 폭발적인 초기 가속감을 제공하는 점이 전기차의 강점이다. 또한 변속과 엔진 회전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대신 오롯이 가속과 제동, 선회라는 주행의 기본적인 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의 개념을 달리한다. 차량을 구성하는 부품 수가 훨씬 적어 기계적 트러블에 대한 걱정도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에 따라 고출력을 발휘하는 전기차는 기존 가볍고 낮은 내연기관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운동성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테슬라의 대형 세단 ‘모델S’가 해외 매체 테스트에서 크고 무거운 차체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고성능 스포츠카를 압도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모델S 플레이드는 1000마력 이상의 출력으로 2초 내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성능을 발휘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통상 초고성능 슈퍼카의 시속 100km/h 도달 시간이 3초 안팎이며 5초 이내에만 들어도 고성능차로 분류된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고성능 전기차 ‘타이칸’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최상위 모델인 타이칸 터보S는 93.4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 출력 761마력을 발휘, 2335kg에 달하는 차체를 2.8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시킨다.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등 섀시 옵션을 탑재해 직진 가속뿐 아니라 스포츠카다운 기민한 운동성능도 제공한다. 출력은 598마력으로 보다 낮지만 주행 성능에 중점을 둔 타이칸 GTS도 있다.

아우디 'RS e트론 GT'. /사진=아우디 코리아
아우디 'RS e트론 GT'. /사진=아우디 코리아

아우디의 고성능 라인을 나타내는 ‘RS’ 배지를 단 4도어 쿠페 RS e트론 GT는 646마력의 최고 출력, 84.7kg.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6초(부스트 모드 사용 시 3.3초)에 도달한다. 마찬가지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4륜구동 콰트로 시스템, 50 대 50에 가까운 전후 무게배분으로 스포츠 드라이빙에 적합한 운동성을 갖췄다.

BMW도 고성능 라인업 ‘M’ 시리즈 전기차를 선보였다. BMW i4 M50은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최고 출력 544마력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 시간은 3.9초에 불과하다. 수치상 BMW의 대표적인 내연기관 스포츠카 ‘M4 컴페티션 쿠페’와 동급의 성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용 전기차 라인업에 고성능 ‘AMG’ 버전을 선보인다. 대형 세단 ‘AMG EQS 53 4매틱’은 최고 출력 658마력으로 3.8초 만에 100km/h를 찍을 수 있고 다이나믹 플러스 패키지를 더하면 출력은 761마력으로 늘고 100km/h 가속 시간은 3.4초로 단축된다. 출시 예정인 중형 전기 세단 EQE의 AMG 버전은 차체가 보다 가볍고 작은 만큼 선회력 등 운동성능 밸런스가 더 좋아질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볼보의 첫 전용 전기차 C40 리차지도 준수한 성능을 갖췄다. 두 개의 전기모터와 4륜구동 시스템을 조합해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67.3kg·m의 성능을 발휘, 100km/h까지 4.7초 만에 가속한다.

폴스타5에 적용될 전용 플랫폼. /사진=폴스타 코리아
폴스타5에 적용될 전용 플랫폼. /사진=폴스타 코리아

볼보그룹 전기차 전문 브랜드 폴스타는 공공연히 포르쉐를 경쟁상대로 지목하며 성능 중심의 전기차 만들기에 집중한다. 첫 차량인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은 볼보 C40 리차지와 동일한 408마력으로 100km/h 가속 4.7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퍼포먼스팩 옵션을 선택하면 스포츠 드라이빙에 적합한 올린스 서스펜션과 브렘보 브레이크 등이 추가된다.

폴스타가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처음 적용하는 ‘폴스타5’는 2인승 스포츠카 이상의 차대 강성을 갖추고 주행 성능을 보다 강화해 출시될 예정이다. 폴스타5의 플랫폼 개발에는 280명의 전직 포뮬러1 출신 스포츠카 엔지니어들이 투입됐다.
 

기아 'EV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 'EV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는 자체 E-GMP 플랫폼 기반 전기차 아이오닉5에 고성능 ‘N’ 라인을 추가해 내년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최고 출력은 577마력, 최대 토크는 75.4kg·m 이상으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은 3.5초 이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도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EV6 GT를 올해 하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 스포츠카 브랜드들 전기차도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초고성능 전기 슈퍼카 ‘에비야’를 선보인 로터스는 올해 ‘람다(타입 132)’로 불리는 첫 전기차를 선보이고 향후 전기차 전문 브랜드로 전환, 2026년 전기 스포츠카 ‘타입 135’까지 4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마세라티는 2025년까지 전 모델의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내년 1200마력의 전기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와 전기 SU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스턴마틴도 2024년 950마력을 발휘하는 첫 전기 슈퍼카 ‘발할라’ 한정 생산에 들어가고 2025년부터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 구축해 2030년까지 전 모델의 전동화를 달성할 방침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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