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산림항공관리소=한스경제 김근현 기자] 전국 어디서든 산불이 나면 제일 먼저 화마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경찰도 군인도 소방관도 아니다. 바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공중진화대원들이다. 산불이 나면 이들은 산불진화헬기와 기름을 공급할 유조차, 드론 운영차를 가지고 현장에 출동한다.
29일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진천산림항공관리소 안전항공팀 공중진화대는 산불진화헬기와 유조차, 그리고 드론 운영차에 실린 장비를 꺼내 바닥에 펼쳐 놓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장비를 점검해 언제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개인 장구류와 산을 개척할 수 있는 칼, 불갈퀴, 중형 펌프 등 이미 알려진 장비들이 먼저 보였다. 산불을 끄는 그들의 장비 중에서 다소 생소한 것도 보였다. 드론을 비롯해 인명 구조에 사용되는 들것과 인명구조 키트 등도 있었다.
산불 공중진화대의 업무는 어디까지일까? 그들은 산불 상황에서 화마 속으로 투입돼 산불을 끄며 인명 구조도 하고 드론을 활용한 산불 감시도 한다. 공중진화대원들의 산불 진화 활동은 이 많은 장비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부터 시작한다. 박준호 대원은 "요구조자뿐 아니라 산불을 진화하는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장비를 현장 상황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수시로 교육과 훈련을 반복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매일 체력단련에도 열중한다.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장시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한다. 이뿐이 아니다. 산불 발생 빈도가 제일 적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매일 1시간 이상 등산에 나서기도 한다. 인명구조 훈련도 빼먹지 않는다. 정기적인 훈련을 통한 숙달은 요구조자의 빠른 이송을 돕는다.
공중진화대원들의 지상장비 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는 잦은 산불과 대형 재난 수준의 산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응하기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공중진화대원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산불 공중진화대원들의 고성능 지상장비 개발과 보급만이 산불의 초기 진화에 도움이 된다는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소방관의 경우 국가직 전환을 계기로 열악한 처우와 노후 장비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고 있지만,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의 열악한 처우와 지상장비 개발 및 보급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산불을 한시적으로 생각하는 그동안의 인식 때문에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박준호 대원은 "불갈퀴 만으로는 산불을 막을 수 없다"면서 "한국 지형에 맞는 워터 펌프 개발과 함께 산불 공중진화대원들의 개인 장비 개발과 원활한 보급, 근무 환경을 비롯한 전체적인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울진 산불 현장에 투입돼 72시간 동안 6시간도 못 자며 산불을 껐던 그는 "장기간 지속되는 산불 현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임도 운행용 진화차량과 이동차량, (공중진화대원들의) 회복 차량도 필요하다"라고 힘주었다. 마지막으로 "국가를 산불로부터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화마 속에 뛰어드는 공중진화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달라"라고 부탁했다.
산불의 양상이 다양해지면서 늘어나는 업무 피로도는 앞으로도 산림청 공중진화대의 어깨를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과중한 엄무에 비해 공중진화대의 인력과 장비는 여전히 부족하다. 산불의 빈도와 대형 산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림청 공중진화대의 인력 충원과 지상장비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하다.
이종훈 대원은 "산림청 공중진화대를 모르는 분이 많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불을 조기 진압할 수 있도록 전국 방방곡곡에서 산림청 공중진화대가 임무 수행하고 있으니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건조하고 따뜻한 봄철인 만큼 산불이 나지 않기 위해 상춘객들께서는 담배나 인화성 물질 등 주의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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