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문가들 "이탄 판매 종료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영국 스코틀랜드 루이스 지방 이탄/위키피디아
영국 스코틀랜드 루이스 지방 이탄/위키피디아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지난해 영국에서 판매된 퇴비의 3분의 1 이상이 탄소가 풍부한 서식지에서 파낸 '이탄'이라는 데이터가 공개됐다. 이탄 채취로 인한 이탄지 파괴가 환경을 파괴시켜 영국 정부에서는 이탄 판매를 중지시킬 계획을 세웠지만 원예업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탄은 석탄의 일종으로 식물과 유기물이 완전히 부패 분해되지 못한 상태로 퇴적 및 발효돼 탄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아직 석탄이 되지 못한 석탄화 초기 단계의 광석이다. 

이번에 공개된 이탄에 대한 데이터는 원예무역협회(HTA)가 정부 자문에 대한 응답으로 수치를 제공했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 거의 5백만 입방미터의 퇴비가 판매됐고 4분의 3은 정원사들이 구입했다. 정원사가 구입한 30%만이 이탄이었지만, 원예업자가 구입한 퇴비의 절반 이상은 이탄이었다. 이탄은 전체 퇴비 매출 중 35%를 차지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전문 재배자에 대한 이탄 판매를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의 산업 태스크포스(TF)는 2025년에서 2028년 사이에 이탄의 소매 판매를 중단하고, 2028년에서 2030년 사이에 원예 판매업자들 사이에서 중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HTA는 이탄 판매 금지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금지는 불필요하다”며 “정부의 조치는 핵심적으로 우수한 정신 건강과 웰빙에 기여하고 건강한 식생활 의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환경을 개선하는 산업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탄지는 지구 표면의 3%만을 덮고 있지만 전 세계 모든 숲 보다 두 배나 많은 탄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탄지의 파괴와 열화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기후 위기를 초래한다. 영국에서는 이탄지의 87%가 열화돼 연간 총 1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UN환경 글로벌 이탄지 이니셔티브(Global. Peatlands Initiative)의 다이아나 코판스키는 “소매 판매를 중단하려는 영국 정부의 의도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영국에서 매년 판매되는 170만 입방미터의 이탄을 줄이기 위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원사이자 방송인인 몬티 돈은 “이탄 추출은 환경에 큰 해를 끼친다.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제는 모든 정원사들이 변화하고 적응하고 창의적으로 행동해 우리 정원이 더 넓은 환경 경관과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립원예협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의 앨리스터 그리피스 교수는 “이탄 판매의 종료는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이탄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 저장고이며 중요한 물 서비스뿐만 아니라 야생 동물에게 귀중한 생태계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야생보호단체(Wildlife Trust) 이사인 캐서린 브라운도 “어떤 사용도 원예에서 이탄 채취의 해로운 영향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영국 이탄의 대부분은 아일랜드 공화국 및 기타 EU 국가에서 수입된다. 아일랜드의 국영 기업인 보르드 나 모나(Bord na Mona)는 매장량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지만 2020년에 모든 이탄 채취를 중단했다. 

UN환경 글로벌 이탄지 이니셔티브의 다이아나 코판스키는 “보르드 나 모나에서 이탄 채취가 종료되면서 지속 가능한 대체 재배에 투자하고 이탄 사용을 중단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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