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페라리, 첫 SUV ‘프로산게’ 출시 임박
람보르기니·애스턴마틴 등도 경쟁 합류
포르쉐 ‘카이엔’ 이후 성공 사례 이어져
페라리 '프로산게' 티저 이미지. /사진=페라리
페라리 '프로산게' 티저 이미지. /사진=페라리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포르쉐에 이어 페라리까지 스포츠카 제조사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제한된 스포츠카 시장을 넘어 소비자 기반을 넓히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성장 전략이란 분석이다.

페라리는 최근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첫 SUV ‘프로산게’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4인승 GT 쿠페 ‘로마’에 적용된 프론트 미드십 엔진 배치 구조가 적용돼 SUV로는 흔치 않은 롱노즈 숏데크(앞쪽이 길고 뒤가 짧은 형태)의 날렵한 외관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해당 플랫폼은 V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부터 V8 엔진, V8 PHEV, V12 엔진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춘 고성능 스포츠카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페라리는 이전까지 무게 밸런스에 유리한 미드십 엔진 구조의 슈퍼카들과 보다 편안한 주행감과 강력한 성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프론트 미드십 차량을 주로 선보였다. GTC4 루쏘 등 실내 공간을 확보한 4인승 쿠페를 내놓기도 했지만 SUV를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 /사진=포르쉐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 /사진=포르쉐

스포츠카 브랜드의 SUV 만들기는 포르쉐로부터 시작됐다. 한정적인 스포츠카 시장의 한계에 부딪힌 포르쉐는 1990년대 경영난 타개를 위해 SUV 개발에 착수했고 2002년 폭스바겐과 협업을 통해 카이엔을 출시했다. 스포츠카 브랜드의 SUV 출시를 두고 비판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출시 첫 해 미국에서만 1만3000대 이상이 팔리며 크게 흥행, 현재 3세대까지 포르쉐의 주력 모델로 명맥을 잇고 있다.

이전까지 포르쉐는 독자 경영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스포츠카 브랜드였으며 이전부터 4도어 세단 등 새로운 차량 개발을 시도하며 새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자 했다. 연이은 흥행 실패에 이어 카이엔의 성공을 이뤘고 이후 4도어 세단 파나메라, 소형 SUV 마칸까지 라인업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여건이 나아진 포르쉐는 2011년 폭스바겐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역으로 폭스바겐 경영권 인수를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포르쉐의 성공 사례는 스포츠카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등이 앞 다퉈 SUV 모델을 출시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펄 캡슐 에디션'. /사진=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 '우루스 펄 캡슐 에디션'. /사진=람보르기니

페라리와 함께 슈퍼카 브랜드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람보르기니는 2018년 ‘우루스’라는 이름의 SUV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6초 만에 가속하는 성능을 발휘하며, 올해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우루스는 강력한 성능과 람보르기니 특유의 강렬한 디자인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5021대가 팔리며 총 8405대를 팔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람보르기니의 성장을 견인했다. 기존 주력 슈퍼카 모델 ‘우라칸’과 ‘아벤타도르’ 시리즈를 압도하는 판매량으로 브랜드 외연 성장에 기여한 것이다.

애스턴마틴은 2019년 첫 SUV ‘DBX’를 내놨다.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이미지를 굳힌 애스턴마틴의 SUV답게 고급 내장재를 아낌없이 사용한 실내와 우아한 외관이 특징이다. 550마력의 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했으며 올해는 최고출력 707마력, 최고속력 310km의 고성능 버전 ‘DBX 707’ 추가를 앞두고 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사진=마세라티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사진=마세라티

마세라티도 201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SUV ‘르반떼’를 출시, 2017년 상반기까지 72개국에서 2만5000대 이상 팔았다. 새로운 주력 모델로 자리 잡은 르반떼에 이어 보다 스포티한 감성의 새로운 SUV ‘그레칼레’도 출시한다.

지난달 22일 글로벌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된 그레칼레는 300~330마력의 4기통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모델 2종과 530마력 V6 엔진을 실은 고성능 트로페오 모델로 구성됐다. 내년에는 400V 기술이 적용된 완전 전동화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경량 스포츠카를 전문적으로 만들던 로터스는 전기 SUV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브랜드로의 재탄생을 알렸다. 타입 132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되던 로터스의 첫 전기차이자 SUV인 ‘일레트라’는 낮고 날렵한 외관에 스포츠카의 공기역학적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적용됐으며 2개의 모터를 탑재해 6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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