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 발표
긴급한 조치 시행되지 않으면 2100년 지구 온도 3.2도 상승
전 세계의 순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모든 주요 온실가스 그룹에 걸쳐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픽 [IPCC 보고서 캡처]/연합뉴스
전 세계의 순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이 모든 주요 온실가스 그룹에 걸쳐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픽 [IPCC 보고서 캡처]/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 아니면 절대 안된다(now or never)'는 식의 저탄소 경제와 사회로 돌진해야만 기후 붕괴라는 최악의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를 대하는 정부들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경고라고 해석했다. 

IPCC는 제56차 총회에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3실무그룹(WG3) 보고서를 발표됐다. 이번 제56차 총회에는 195개국의 400여 명 대표단이 참가했다.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현상, 미래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는 시점이 2040년 이전일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제2실무그룹 보고서에는 기후변화로 야기된 다양한 결과를 살펴보고 온난화로 작물 생산량이 감소해 앞으로 식량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은 세 번째 보고서다. 

IPCC의 세 번째 보고서는 수천 명의 과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 기후 과학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IPCC 보고서는 작성하는 데 약 7년 정도가 걸리므로 전 세계가 기후 붕괴의 길로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 이번이 마지막 경고가 될 수도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최근 10년 증가율(연 1.8%)은 이전 10년(2.1%)보다는 낮아지고 있으나, 2019년 온실가스 순배출량은, 2010년 대비 12% 증가했고, 1990년과 비교하면 54%나 증가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5년까지 정점에 도달하고, 향후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까지 제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10년 안에 거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지난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전까지 제출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는 21세기 안에 지구온도를 1.5도 내로 제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정책 및 조치가 긴급히 강화되지 않는다면 2100년 지구의 온도는 3.2도까지 치솟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런던 임페리얼 대학 교수이자 보고서의 공동 책임자인 짐 스키아는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고 싶다면 지금이 아니면 절대 안된다”며 “모든 부분에 걸쳐 즉각적이고 심층적인 배출량 감축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구 온도를 1.5도 미만으로 제한하려면 2019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43%, 2050년까지는 84%를 감소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후 붕괴의 많은 영향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 돼,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이 이제 ‘거의 불가피(almost inevitable)’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금세기 말까지 기온을 임계 수준(환경악화로 인해 인명이 위험하게 되는 수준)이하로 다시 낮추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는 5차 평가보고서와는 달리 처음으로 수요 측면에서 조치를 통해 2050년까지 전 지구 배출량의 40~70%를 감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포함됐다. 건축 환경 및 인프라 개선 등만으로도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고, 채식, 음식물쓰레기 감소, 전기차, 대중교통 활용 등 소비변화를 통해 큰 폭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분야별 대안을 제시했다. 분야별로는 △에너지 분야는 화석연료 사용 감소, 저탄소 에너지 자원 확산, 에너지 효율성 증대 및 보존△ 산업 부문은 생산·수요 관리·효율 개선·자원 순환 등 가치 사슬 전반으로 감축 노력, 저탄소전력·수소·탄소 포집·저장(CCS) 등 감축수단 활용 △도시 부문은 에너지 및 재료 소비 감소, 저배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과 연계한 전력화, 도시 환경에서 탄소 흡수 및 저장 향상 △건물 부문은 설계·건설·사용·폐기 등 전생애 단계에서 저탄소 건설재료 사용 등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활용 △수송 부문은 전기차 도입, 해운항공 분야에서 바이오연료·저배출 수소·암모니아·합성연료 기술 등이 제시됐다.

IPCC는 무엇보다 정책, 금융, 국제협력 등이 지속가능개발 관점에서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정책적으로는 규제 정책과 탄소가격제 등의 경제적 정책이 상호보완적으로 이행돼야 하고, 기술주도적 정책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금융부분은 현재보다 완화 부문 투자 수준을 3~6배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최근 등장한 다양한 형태의 국제협약 및 초국가적 협력은 기후변화 완화를 전 지구적으로 확산·촉진시킨다고 평가했다.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우리 지구의 결정적인 순간’(a defining moment for our planet) 이라고 표현하며 정부들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보고서는 우리가 현재 기후문제에서 최악의 결과를 피하고, 필요한 긴급한 세계적 조치를 동원해 싸우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고, 더 건강하고 깨끗한 지구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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