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건강에 미치는 영향 불명확...쥐의 경우 폐를 통해 다른 기관으로 전달
연구원들 "사람 폐 하부에서 미세 플라스틱 발견은 예상치 못한 놀라운 일"
미세 플라스틱/사진=픽사베이
미세 플라스틱/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살아있는 사람 폐 깊숙한 곳에 미세 플라스틱 오염 물질이 박혀 있는 것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앞서 부검을 통해 발견된 사례는 있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폐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인간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조기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폐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것은 폐를 통해 심장과 뇌 및 다른 기관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 헐요크 의과대학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수술 대상 옆에서 건강한 폐 조직의 샘플을 사용했다. 조직 입자를 0.003mm까지 분석했고 플라스틱의 종류를 식별하기 위해 분광법을 사용했다. 또 제어 샘플을 사용해 배경 오염 수준을 설명했다.

이렇게 수술 중인 13명의 환자에게서 채취한 조직에서 샘플을 채취한 결과 11명의 환자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가장 흔한 입자는 플라스틱 포장 및 파이프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과 병에 사용되는 페트(PET)였다. 

이전 연구에서는 부검 중에 채취한 폐 조직에서 유사하게 높은 비율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된 적이 있다. 2021년 브라질에서 실시한 부검 샘플 연구에서 분석된 20명 중 13명에게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이번 연구의 사람들보다 높았다. 

부검에서는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은 비닐봉지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 가장 흔한 입자 중 하나였다. 당시 연구원들은 “호흡기계를 통한 이런 입자 오염 물질의 흡입이 해로운 건강 결과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라고 결론을 냈다.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폐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버려지고 있고, 미세 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에 이르기까지 지구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임산부의 태반에서도 발견됐으며, 임신한 쥐의 경우 폐를 통해 심장, 뇌 및 태아의 다른 기관으로 빠르게 전달된다.

사람들은 이미 미세 플라스틱을 들이마실 뿐만 아니라 음식과 물을 통해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높은 수준의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근로자들은 질병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3월에는 처음으로 미세 플라스틱이 사람의 혈액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것은 입자들이 몸 주위를 돌아다닐 수 있고 장기 안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세 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대기 오염 입자가 이미 체내에 들어와 연간 수백만 명의 조기 사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영국 헐요크 의과대학의 로라 새도프스키는 “우리는 폐의 하부에서 많은 수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나 우리가 발견한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폐의 하부에 있는 기도가 더 작기 때문에 놀랍고, 이렇게 깊이 들어가기 전에 이정도 크기의 입자들이라면 걸러지거나 갇힐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데이터는 대기 오염, 미세 플라스틱, 그리고 인간의 건강 분야에서 중요한 발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원들은 “현재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들은 노출을 피할 수 없으며,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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