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K그룹 성장, 형제·사촌경영의 성공적 안착
소버린 등 경영권 위협이 오히려 결속 다져
최태원(SK·텔레콤)-최창원(디스커버리) 두 축
최재원(온)-최성환(네트웍스) 독립경영 펼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SK그룹은 8일 창립 69년을 맞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별도의 행사 없이 화상으로 조용히 기념식을 가졌다.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최 회장과 그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 부회장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온라인에서 '메모리얼 데이'를 진행하고,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을 추모했다. 

SK그룹은 2018년부터 창립 기념일에 총수 일가와 주요 경영진이 모여 최종건 회장과 최종현 회장을 추모해 왔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행사를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있다. 

SK그룹의 모태는 최종건 회장이 1953년 세운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이다. 최종건 회장이 그해 4월 8일 경기도 수원 평동에 공장 부지를 매입한 것이 시초가 됐다. 

직물 사업에서 시작한 SK그룹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에너지 분야에 진출했고, 1994년 한국이동통신, 2011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통신,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더불어 배터리, 바이오, 첨단소재 등 미래 산업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으며, 지난해 공정자산 기준 재계 2위 그룹이 됐다. 

SK그룹이 이같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엔  최종건 회장과 최종현 회장에서 시작된 형제경영의 역할이 크다. 돈독한 형제애를 보여왔던 SK는 지금껏 별 잡음 없이 사촌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그룹 내 독립경영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이같이 오랜 기간 SK그룹이 사촌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03년 영국 헤지펀드 소버린 사태 등 외부의 경영권 위협이 오너 일가를 더욱 결속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도 사촌들은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줬다. 각자 부친의 지분 상속을 포기하면서 최 회장에게 몰아준 덕에 그는 별탈없이 회장직에 오를 수 있었다.

최 회장은 현재 SK그룹과 SK텔레콤 회장을 겸임하며 그룹의 사업을 총괄하고 미래사업 발굴을 주도한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재계의 맏형 역할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사촌들이 독립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SK 오너 일가 맏형인 최 회장을 중심으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 수석 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사촌형제들은 실제로 안정적인 독립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종건 회장의 삼남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SK케미칼, SK가스, SK디앤디 등을 이끌며 SK그룹의 또 다른 축을 맡아 독자경영을 펼치고 있다. 주력 분야는 그린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리빙솔루션 사업이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SK온 대표이사를 맡아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최종건 회장의 차남 최신원 전 회장은 SK네트웍스를 이끌어 왔으나 최근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최근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전면에 나섰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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