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통해 IEA 석유소비 감축방안 분석
단기 조치·중장기 방안 결합하면 효과 극대화…"2050탄소중립 위해서도 필요" 
"각국 정부, 청정에너지로 전환 가속화·넷제로 목표 실현 위해 노력해야"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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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석유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 외 더 많은 국가들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조치를 중심으로 석유소비 감축 방안을 실행할 경우, '2050 넷제로(탄소중립)' 달성 경로와 궤를 같이 할 수 있으며, 향후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를 통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안한 세계 석유소비 감축 방안을 소개하고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원자재 시장이 혼란에 빠졌으며, 그 중 러시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석유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미국과 캐나다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했으며, 영국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점차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이에 IEA는 단기 석유소비 감축 방안과 석유 소비를 구조적으로 감축하는 중·장기 방안을 제안했다. 

단기 감축 방안은 석유수요가 대부분 수송부문에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교통부문에 집중됐다. 

여기에는 고속도로 제한속도 10km/h 하향 조정을 비롯해 △최대 주3일 재택근무 실시 △일요일 도시 내 자동차 운행제한 △대중교통 요금 인하·소형이동장비 이용시 인센티브 제공 △차량 부제 시행 △자동차 공유 확대·연료소비 감축 방안 도입 △화물용 트럭과 상품 배송 시 효율적으로 운행 촉진 △항공기 대신 초고속기차와 야간기차로 탑승 유도 △항공 출장 축소 △전기차 및 고효율 자동차 도입 확대 등 10가지 방안이 담겼다.

IEA는 선진국이 해당 조치를 모두 이행할 경우 향후 4개월 내에 석유 수요가 현재 수준 대비 270만b/d(하루당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IEA는 선진국들이 해당 조치를 시행할 경우의 영향만 분석했으나, 더 많은 국가가 도입한다면 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석유 공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초 비축유 442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한 데 이어 723만배럴을 추가 방출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주유소 주유기. / 연합뉴스
세계적인 석유 공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초 비축유 442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한 데 이어 723만배럴을 추가 방출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주유소 주유기. / 연합뉴스

보고서는 중·장기 방안에 대해서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조치들이 2~3년 동안 석유 소비에 실제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이후에는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석유 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이며, 이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중·장기 방안에는 △전기자동차 우선 지원·공급망 이슈 해결 △자동차 연비기준 대폭 상향 △대체 연료 공급 확대 △석유보일러 열펌프로 대체·추가 석유보일러 설치 금지 △폐플라스틱 수집과 재사용·재활용 확대 등이 담겼다. 

보고서는 이러한 중·장기 방안이 10가지 단기 초지와 결합하면 장기적으로 석유 수요를 더 지속가능한 경로에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석유소비 감축이 임시방편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에너지안보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대기오염 경감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다. 

보고서는 "동시에 각국 정부도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각자의 넷제로 배출 목표 실현을 위해 반드시 노력해야 한다"며 "(IEA의) 즉각적인 대응과 추가 권고안을 모두 시행하면 각국은 2050 넷제로 배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로와 일치하도록 석유 수요를 감소시키는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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