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호실적 사기↑·임금경쟁력↑인력 유출 방지
MZ세대 임직원들의 성과 보상 요구 잇따라
LG엔솔,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 기록
DB하이텍, 신입 초임 7200만원대…삼성 수준
삼성전자 화성 공장에서 반도체 검수 중인 직원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공장에서 반도체 검수 중인 직원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대기업들이 역대급 임금 인상률을 내놓는 가운데 반도체와 배터리업계 연봉도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반도체 등 관련 산업이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임직원 사기 진작은 물론 임금 경쟁력을 높여 경쟁사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업계의 초격차 경쟁 과열로 관련 업종 내 인력 확보 경쟁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로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는 반도체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일명 '연봉 1억 클럽'에 해당되는 기업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또 젊은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 보상 확대와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임금 인상에 힘을 보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LG전자 트윈타워. /사진=LG전자
LG전자 트윈타워. /사진=LG전자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올해 사무기술직의 임금 인상률을 역대 최대 수준인 평균 10%로 확정했다. 지난해(평균 10%)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의 인상률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구성원들에게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선도 기업에 걸맞은 대우를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무와 성과, 역할과 책임을 고려해 유능한 인재에 대한 과감한 보상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외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할 수 있는 글로벌 인사체계를 더욱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육아휴직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임신휴직 및 난임휴직을 도입하는 등 복리후생안도 보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1월 올해 기술사무직 임금의 2% 인상분을 선지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 협상은 통상 5월 초 진행됐으나 업계 상황을 고려해 조만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DB하이텍도 고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DB하이텍은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기존 42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14.29% 인상키로 했다. 성과급 제도도 연봉의 최대 33%까지 받을 수 있던 기존 한도를 50%까지 받을 수 있도록 대폭 상향했다. 이로써 올해 DB하이텍 신입사원은 최대 7200만원 이상의 연봉 수령이 가능하다. 이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당초 7.5% 임금 인상을 제시했으나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이에 불응하면서 아직까지도 임금 인상률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임금인상률 협의를 4월로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에 걸쳐 2021년도 임금협상을 벌여왔다.

노조 측 요청에 따라 지난달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는 노조와 대화에 나섰다. 대표이사가 직접 노사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간담회 이후 회사 측이 제시한 협의안에 삼성전자 노조는 꼼수이자 편법이라며 반발했다.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2021년 임금협상안을 2022년도 협의안에서 함께 찾아보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노사 갈등이 창사 이래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노조는 13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임금교섭을 강하게 촉구했다. 노조 측은 임금인상률이 합의될 때까지 자택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최정화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