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금융사, 대부분 메타버스 금융서비스와 연계 미흡
"소통 창구에 그치고 있지만, CBDC 도입되면 금융거래 가능할 것"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금융업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 금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금융사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금융업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 금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금융사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 금융시장 역시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아직까지 메타버스를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금융·경제부문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지급결제 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CBDC)가 주요 정책 과제로 부상하면서, 관련 정책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바하마·동카리브·나이지리아·중국·우크라이나·우루과이 등이 CBDC를 도입했거나 시범운영 중이며 우리나라 역시 올해 말 시범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CBDC 상용화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메타버스 금융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통계·빅데이터 플랫폼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389억달러로 추산되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37.4% 속도로 성장해 2030년에는 678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5%가 업무·쇼핑·교육·사교·엔터테인먼트 등을 위해 적어도 하루 1시간을 메타버스에서 보내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금융사의 움직임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메타버스를 직원 교육 및 외부 홍보 등, 내외부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크리에이터를 통한 결제·대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장기적으론 메타버스가 현실과 유사한 경제환경 구축을 통한 다양한 금융거래 발생가능성에 대비해 국가 간의 지급결제, 무역금융 등의 서비스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반면 국내 금융사는 대부분 메타버스를 마케팅과 통화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NH저축은행은 18일,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NH FIC World‘에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봄맞이 워크샵을 진행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를 1차 오픈해 MZ세대들과 소통하고 금융상품과 서비스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DGB금융 등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 △MZ세대-은행장 소통 행사 △신입행원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 △한국시리즈 팬미팅 △그룹 경영 현안 회의 등을 진행했다. 

김도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은 메타버스를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으나 금융서비스와의 연계는 미흡하며, 향후 메타버스에서 금융 신사업을 적기에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에는 단순 소통·홍보 수단을 넘어 보다 직관적인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공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컴투스그룹과 업무협약을 통해  컴투스가 준비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에 금융 시스템을 접목해 가상세계에서도 원활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내 금융 인프라를 공동으로 개발·구축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자체 구축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신한 메타버스(가칭)’의 1차 대고객 베타서비스를 통해 △모임,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최초 진입 공간 ‘스퀘어’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의 이미지를 차용해 만든 은행 지점 ‘브랜치’를 통해 △KBO와 함께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야구장’ △GS25편의점을 구현, 실제 구입이 가능한 공간 ‘스토어’를 구현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당장 수익과 연결되지 않지만, 소비 주축으로 급부상한 MZ세대에게 익숙한 공간으로 향후 유튜브 못지않은 생활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내·외부 소통 창구로 활용되는데 그치고 있지만, 향후 가상지점을 설립해 금융상품 상담 및 판매도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대면과 비대면의 장점을 잘 활용한 마케팅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은행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CBDC가 도입된다면 메타버스에서 이를 통한 금융거래 및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상공간에서의 금융 거래와 관련한 법적 사항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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