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리비안 CEO “반도체 부족은 배터리에 비하면 애피타이저” 경고
차세대 ‘하이니켈 배터리’ 보급 시 부족 현상 심화 전망
완성차업계, 폐배터리서 니켈 등 자원 추출하는 기술 개발
르노삼성 SM3 Z.E. 전기차 택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장면.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삼성 SM3 Z.E. 전기차 택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장면.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향후 20년간 전기차 시장에 배터리 공급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폐배터리를 활용한 자원 재활용 방안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리비안의 R.J. 스캐린지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모든 배터리 셀 생산량을 합치면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배터리의 10%도 안 된다”며 “배터리 공급망의 90∼95%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의 채굴부터 가공, 배터리 셀 제작까지 곳곳에서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족은 작은 애피타이저(전채요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앞으로 발생할 배터리 부족 사태과 비교하면 약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리비안의 전기차 배터리 확보 전략으로 공급처 다변화, 자체 배터리 제조 역량 구축 등을 꼽았다.

전기차 선두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리튬 가격이 미친 수준까지 올랐다”며 “비용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채굴과 정제에 직접 대규모로 진출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니켈은 배터리 양극재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영향으로 니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니켈 1t당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3만3250달러로 전월 평균 대비 4.36% 상승했다. 2020년 11월 대비 2022년 3월 수산화리튬(LiOH)은 가격은 910%, 탄산리튬(Li2CO3)은 1086% 뛰었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가속할 전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성장세는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9%를 기록, 2030년엔 시장 규모가 3750GWh에 달할 전망이다. 상위 12개 자동차 제조사 배터리 수요는 2022년 439GWh에서 2030년 3176GWh로 약 8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욱이 배터리업계가 차세대 제품으로 집중하고 있는 하이니켈 배터리가 상용화 되면 니켈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니켈 함량을 극대화 한 하이니켈 제품 보급 시 전기차 대당 니켈 소모량은 올해 36㎏에서 2030년 41㎏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때문에 업계는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니켈 등 자원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화유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도네시아 니켈광산회사 및 배터리 투자회사와 현지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관련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니켈과 같은 희귀자원은 직접 채굴이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자원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폐차되는 전기차로부터 나오는 폐배터리는 2025년 42GWh에서 2040년 3455GWh로 80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니켈을 비롯한 희귀금속을 추출해 사용하는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도 이 같은 폐배터리 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재활용업체 리-사이클과 폐배터리 계약을 체결했다.

일부 업체는 현행 리튬이온배터리 등을 대체할 새로운 배터리 개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C4V는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차세대 양극, 음극 물질을 만드는 공정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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