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맥도날드 "아이칸의 조치 따를경우 비용 증가...임신용 우리 점진적으로 제거할 것"
아이칸 "ESG운동에서 동물 복지 강조 하지 않는 것은 용납 불가능하고 무책임"
미국 억만장자 칼 아이칸이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뉴욕타임스 딜북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한 모습./연합뉴스
미국 억만장자 칼 아이칸이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뉴욕타임스 딜북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한 모습./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맥도날드 주주들에게 회사의 동물 복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요청 서한을 발표했다.

서한에서 아이칸은 “많은 월가 기업들과 은행가들 그리고 변호사들이 실질적인 사회 발전을 뒷받침할 만큼 충분히 노력하지 않으면서 ESG를 이용해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것 같다”며 ESG에 대한 위선을 지적했다.

서한은 특히 맥도날드가 임신용 우리(gestation crate)를 사용하는 공급업자들로부터 돼지고기를 공급받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아이칸은 이 관행에 대해 ‘지독한 형태의 동물 학대’라고 표현했다. 임신용 우리는 비좁은 쇠틀에 가둬 임신, 출산, 수유를 반복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이다

그는 “돼지들은 임신 기간 동안 일주일 7일간 24시간 내내 대략 4주에서 6주 동안 임신용 우리에 갇혀 있다”며 “그들은 몇 주 동안 몸보다 크지 않은 작은 상자에서 몸을 뒤돌 수도 없이 꼼짝도 하지 않고 지낸다”고 비판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코로나19와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세계적 발생을 포함한 문제로 인해 이 목표를 2년 연기했지만, 공급망에서 임신용 우리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오래 전부터 약속했다. 맥도날드 측은 2022년 말까지 목표의 85~90%에 도달하고 2024년 말까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칸은 이런 목표 지연에 대한 맥도날드 측의 합리화를 일축했다. 그는 “성과가 없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맥도날드는 임신용 우리 사용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세계 돼지 질병 발생으로 인한 농부들과 생산자들 탓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맥도날드가 최근 역풍을 회사가 10여 년 전의 중요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로 탓하기 보다는 이러한 도전들이 발생하기 훨씬 전에 이 문제에 대해 우선 순위를 정했다고 생각한다”며 “왜 맥도날드는 이제 우리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변호를 시도하며 생색을 내고 있는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한은 △2023년 말까지 공급망 내 임신용 우리를 제거 △2024년까지 임신용 우리 제거를 미국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으로 확대 △육류·유제품·가금류 산업에 대한 SASB(지속가능 회계기준 위원회) 공시기준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이칸은 구체적으로 임신용 우리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된 돼지고기의 비율에 대한 공개도 요구했다.

아이칸은 또한 회사의 다른 ESG 관련 문제인 임직원의 임금 격차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2021년 맥도날드 CEO의 보수는 2002만8132달러이며, 이는 평균 직원 보수 8897달러의 2251배다”라며 “이사회는 분명히 여러 가지 형태의 불평등을 묵인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아이칸의 서신에 대해 성명을 내고 “맥도날드는 우리의 공급망에서 동물들의 건강과 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오랫동안 우리의 동물복지 약속으로 업계를 이끌어 왔다”며 “임신용 우리를 점진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약속은 업계 전문가들과 미국 양돈 수의사 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Swine Veterinarians)의 조언에 의해 구체화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이칸이 제안한 조치들은 미국 인도주의협회(Humane Society of the United States)의해 구체화된 모호한 정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없는(crate-free)시스템에 동물들을 수용하면 동물들이 최소 300-400배가 필요해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아이칸은 “ESG 운동이 마케팅 개념과 자금 조달 도구 이상의 것이 되려면 맥도날드의 최대 오너 중 하나인 대규모 자산 운용사들이 행동으로 자신의 말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많은 ESG 정책이 지속 가능성과 공급망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요 자산 운용사들이 그들의 스튜어드십 및 투표 지침에서 동물 복지를 거의 강조하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무책임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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