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ED 조명 더 오래 지속되며, 전기 수요 줄이고, 온실 가스 배출량 감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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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한 세기 이상 전국의 가정과 기업을 조명하고, 건물의 디자인을 바꾸고, 평균 근무일수를 연장시켰던 백열 전구가 마침내 미국에서 사라지게 됐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26일(현지시간) 전구에 더 엄격한 에너지 효율 기준을 정한 두 가지 새로운 규정을 채택했다. 바이든은 이 기준에 따라 빛나는 철사 중심부가 있는 배 모양의 구형 백열 전구의 판매를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많은 곳에서 LED 조명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LED 조명이 백열전구보다 50배나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혁명적인 변화는 미국 가정의 전기 수요를 줄이고, 소비자들의 돈을 절약하고,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였다.

에너지부 장관인 제니퍼 그랜홈은 성명에서 "조명 산업은 이미 더 많은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들을 수용하고 있고, 이번 조치는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너지부는 "새로운 규정이 시행되면, 에너지 비용 상승이 가계 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연간 30억 달러의 공공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더 엄격한 기준은 또한 향후 30년 동안 지구를 따뜻하게 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2억2200만 미터톤까지 줄일 것이며, 이는 1년 동안 2800만 가구가 배출한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라고 덧붙였다. 

백열 전구의 단계적 퇴출은 원래 2019년 초에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세계 최대 백열전구 제조업체들의 압력에 굴복한 트럼프 행정부는 그 노력을 중단시켰다. 대조적으로 유럽연합은 백열전구의 단계적 폐지를 고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과감한 조치의 일환으로 전임 트럼프 정부에 의해 철회된 많은 환경 규칙들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특히 이번 백열 전구 규제가 바이든 기후 의제에서 중요한 의미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정부의 기후에 대한 노력의 많은 부분이 현재 의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열 전구 제조업체들은 백열 전구로부터 너무 빨리 벗어나면 수익을 손상시키고, 더 이상 팔 수 없는 제조된 전구 즉 재고의 과잉을 초래해 결국 사용되지 않은 채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조업체의 경우 백열 전구의 이윤이 LED에 비해 상당히 높다. 부분적으로는 백열 제조 장비에 대한 투자가 오랫동안 상환됐고 구형 전구의 제조사들 간에 상대적으로 경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LED 시장은 새로운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였고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해 졌다.

전구 제조업체들을 위한 무역 단체인 전미 전기 제조업체 협회(National Electrical Manufacturers Association)는 스펜서 페더슨 공보담당 부사장은 "이 규정을 준수하고 보다 관리 가능한 규정 준수 기간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업계가 직면하는 어려움에 대한 문제들을 행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 및 에너지 효율 단체들은 새로운 규정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규제를 진행하는데 있어, 제조업체들에게 이미 널리 사용 가능한 기술에서 벗어나 대체 기술로 가는 시간을 너무 많이 할애했다고 비판했다.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 지역사회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점이나 편의점과 같은 저가 소매상들은 전통적인 백열 전구를 진열대에 비축하고 있는 반면, 보다 부유한 지역사회를 서비스하는 상점들은 훨씬 더 효율적인 LED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했다. 

예를 들어, 미시간대의 한 연구는 LED 전구가 가난한 지역에서 덜 이용될 뿐만 아니라, 부유한 지역사회보다 전구당 평균 2.50달러가 더 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기 표준 인식 프로젝트(Appliance Standards Awareness Project) 전무이사 앤드류 델라스키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전구들 중 많은 것들이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주장하는 딱지가 붙어 있다"며 "책임 있는 체인점들은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확실히 올해 말까지 백연 전구를 진열대에서 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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