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생산이 주요인...부유국 과소비도 문제
"세계 식량 시스템 시급히 재고해야"
기후 변화와 잘못된 농업 정책으로 사막화가 되고 있는 이라크 사와 호수/사진=가디언
기후 변화와 잘못된 농업 정책으로 사막화가 되고 있는 이라크 사와 호수/사진=가디언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전 세계 토지 40%가 황폐화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생산이 급증한 탓이지만 부유국의 과소비가 이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지적이다. 세계인구 절반이 토지 황페화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유엔(UN)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세계 연간 경제 생산량의 약 절반, 즉 연간 약 44조달러가 토지 황폐화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천연 자원, 토양 비옥도, 물, 생물 다양성, 나무 또는 토종 식물이 고갈된 황폐화된 토지는 지구 전역에서 발견된다. 많은 사람들은 황폐한 땅을 건조한 사막, 벌목꾼에 의해 파괴된 열대우림 또는 도시의 스프롤로 덮인 지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심하게 경작되거나 자연 식생이 부족한 녹색 지역도 포함한다.

토양이 빠르게 고갈되고 수자원이 고갈됨에 따라 황폐화된 토지에서 식량을 재배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진다. 토지의 황폐화는 또 동·식물 멸종을 야기하고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지구 정화 능력을 감소시켜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이렇게 황폐한 토지는 대부분 식량 생산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대초원, 초지, 산림 등이 농경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토지 황폐화의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에서 두드러지나 부유한 국가가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사람에 의한 피해의 대부분은 식량 생산에서 발생했지만, 옷과 같은 다른 상품의 소비 또한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즉 채소를 기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는 고기 소비 증가와 잠시 입다가 버리는 빠른 패션 등 이런 과도한 소비의 근본 원인이 바로 부유한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토지 황폐하는 더 확산할 전망이다. 국제 토지 전망 2(Global Land Outlook 2) 보고서는 현재 피해 속도가 계속된다면 2050년까지 남아메리카 크기의 지역이 피해에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막화 퇴치를 위한 유엔 협약의 이브라힘 티아우 사무총장은 “토지의 황폐화는 식량, 물, 탄소,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것은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을 줄이고 가뭄을 악화시키는 것에 더해 GDP 감소와 사람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폐화된 땅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농법을 테라스나 등고선 농법으로 바꾸거나, 땅을 휴경하는 등 간단한 해결책이 있음에도 많은 농부들은 생산 압력, 지식 부족, 형편없는 지역 거버넌스 또는 자원 접근성 부족으로 인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티아우 총장은 “모든 농부들은 크고 작은 재생농업을 할 수 있다”며 “수많은 기술이 있고, 이를 사용하기 위해 첨단 기술이나 박사학위가 필요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한 티아우 총장은 정부와 민간부문이 약 10억 헥타르의 황폐한 땅을 건강하게 회복하기 위해 다음 10년 동안 1조6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UN보고서에 의하면 황폐화된 땅을 복원하면 경제적 이익만 연간 125조달러에서 140조달러에 달한다. 이는 2021년 세계 GDP 기록인 93조달러보다 약 50%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아우 총장은 “현대 농업은 다른 어떤 인간의 활동보다도 지구의 얼굴을 변화시켰다”며 “우리는 산림 벌채의 80%, 담수 사용의 70%, 그리고 육상 생물 다양성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인 세계 식량 시스템을 시급히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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