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배터리 가격 급등 위험에 공급처 확보 비상
현대차, 원자재 매입ㆍ폐배터리 재활용 추진
배터리 기업과 합작 공장 설립 등 협력 활발
사진=볼보자동차
사진=볼보자동차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확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배터리 원자재 가격 폭등에 대비한 공급 안정 방안을 마련하고 배터리 기업들과 협업 관계를 돈독히 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니켈을 비롯한 배터리 핵심 소재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니켈의 경우 1t당 가격이 지난 14일 기준 3만3250달러로 전월 평균 대비 4.36% 상승했으며 지난달 수산화리튬(LiOH)과 탄산리튬(Li2CO3) 가격은 2020년 11월 대비 각각 910%, 1086% 폭등했다.

전기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핵심 소재 가격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30% 이상에 달하는 만큼 완성차업체는 이윤을 줄이거나 차량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의 R.J. 스캐린지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모든 배터리 셀 생산량을 합치면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배터리의 10%도 안 된다”며 앞으로 다가올 배터리 공급 문제를 경고하기도 했다. 리비안은 배터리 확보 전략으로 공급처 다변화와 자체 배터리 제조 역량 구축 등을 제시했다.

전기차 선두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도 “리튬 가격이 미친 수준까지 올랐다”며 “비용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채굴과 정제에 직접 대규모로 진출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현대자동차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배터리 원자재 가격 인상 대응책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자동차산업의 본격적인 전동화 확대 추세에 따라 배터리 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이로 인해 배터리 셀 원자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가격이 급등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원가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장·단기 대응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 △배터리사와 배터리셀사와의 협업을 통한 배터리 원자재 선매입 확대 시행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상품을 통한 대응 및 원자재 직접 구매 등을 추진한다. 가격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원자재를 확보해 최소 1분기 이상 배터리셀과 양극재 등의 안전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필요 시 직접 구매 등을 통해 전동화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폐배터리에서 니켈 등을 추출해 재사용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등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자체적으로 관련 기술 역량 제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세대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배터리기업 SES에도 투자했다. SES는 현대차 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합작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합작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세웠으며 포스코캐미칼과도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스텔란티스도 LG에너지솔루션과 캐나다에 대규모 배터리셀 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토탈에너지,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합작회사를 통해 이탈리아 엔진공장을 배터리셀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볼보자동차는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와 합작으로 스웨덴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 전기차 배터리 충전 기술 기업 스토어닷에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스토어닷은 2024년까지 5분 만에 160km까지 주행 가능한 배터리셀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애스턴마틴은 배터리 제조사 브리티시볼트와 고성능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셀과 에너지 저장장치(ESS), 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밖에 폭스바겐도 노스볼트 등 협력사와 유럽에 6곳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는 파트너사 오토모티브셀스컴퍼니와 최소 8곳의 배터리 공장(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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