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사람 중심의 안전한 차 만들기를 선보여온 볼보자동차가 만드는 전기차는 어떤 맛일까? ‘볼보 C40 리차지’는 강력한 성능을 지니고도 위화감 들지 않는 실용적인 도시형 전기차의 모범을 보여주며 이 궁금증에 답한다.

볼보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는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쿠페형 SUV다. 볼보 라인업에는 새롭게 추가된 쿠페형 SUV며 ‘리차지’ 브랜드를 앞세운 전동화 전략의 선봉장이다. CMA는 볼보 XC40부터 지리홀딩스와의 합작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2까지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역동적인 성능을 암시하는 캐릭터와 SUV의 장점, 첨단 커넥티비티 기술과 100%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결합한 모델로 디지털 세대를 겨냥해 C40 리차지를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실제 C40 리차지는 이 같은 의도에 부합하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실용적인 공간을 구성하면서도 육중하고 마초적인 이미지보다 세련된 도시형 SUV 외관 디자인이다. 또 전기차 시대에 맞는 새로운 운전자 경험을 제시하는 기술로 채워졌다.

전면은 기존 볼보의 사각형 그릴이 패널 형대로 단순화 돼 전기차 시대의 변화를 나타내고 아이언 마크 로고가 한층 두드러지게 중앙에 자리한다. 양 옆에는 토르의 망치 형상의 주간주행등을 품은 픽셀 기술 기반 LED 헤드라이트가 배치됐다. 클램쉘 타입 후드와 볼륨감이 강조된 범퍼가 함께 어우러져 깔끔하면서도 볼보다운 이미지를 완성한다. 후드 측면에 달려있는 실리콘 재질의 작은 스웨덴 국기 장식도 눈길을 끈다.

측면에서 보면 포물선을 그리며 리어스포일러까지 이어지는 블랙 루프 라인,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 20일치 휠과 다소 껑충한 휠하우스, 간결한 5스포크 디자인 휠, 말끔하게 정돈된 면의 배치가 현대적이고 다소 앙증맞은 자세를 연출한다. 후면은 뒷유리 위아래에 배치된 에어로파츠와 볼보 특유의 리어램프 디자인과 중앙을 연결하며 이어주는 라인이 개성을 뽐낼 뿐 군더더기가 없다. 한켠에는 듀얼 모터와 4륜구동 시스템의 조합을 의미하는 ‘리차지 트윈’ 마크가 배치됐다.

내부에 들어서면 전기차 전용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LTE 5년 무상, OTA 15년 무상 서비스가 제공되는 디지털 커넥티비티 패키지, 파일럿 어시스트, 충돌 회피 지원, 시티 세이프티 등 안전 시스템, 360도 카메라,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 20인치 리차지 휠 등 편의사양을 만날 수 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은 기존 볼보의 콘셉트를 이어받고 내장재는 친환경 소재와 플라스틱이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조립과 마감 품질은 나무랄 데 없지만 시동 버튼이 삭제된 자리를 플라스틱 마개로 덮어놓은 것은 아쉽다. 스웨덴 북부 산악 지역인 아비스코 지형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3차원 형태의 반투명 토포그라피 데코 패널은 조명이 켜지면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준다. 고정식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블루 색상 마감, 넉넉한 도어포켓을 비롯한 수납공간들도 특징이다.

특히 볼보가 300억원을 투자해 SK텔레콤 티맵모빌리티와 공동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음성인식으로 실내 온도, 열선·통풍 시트 등 공조장치 제어, 생활정보 탐색, 전화 및 메시지 전송, SK텔레콤 ‘누구’ 스마트홈 제어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다. ‘볼보 카스’ 앱은 차량 배터리 및 충전 상태 확인, 출발 전 실내 공조기 작동, 충전 일정 예약 등 전기차 특화 기능이 더해졌다.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67.3kg·m의 듀얼 전기모터가 4개의 바퀴를 굴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7초 만에 가속하는 강력한 성능을 지녔으며, 다양한 노면에 특화된 주행 능력을 제공한다. 변속이 필요 없는 시프트-바이-와이어 기어 시프터와 하나의 페달로 가속과 감속을 제어할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브 등 전기차 고유의 운전도 경험할 수 있다. 회생제동은 기본적으로 저속에서 매우 강하게 작동하지만 속도가 붙으면 차량의 무게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수준으로 세팅됐다. 

약 500kg에 달하는 배터리 패키지는 낮은 무게 중심과 균일한 중량 분포를 위해 프론트-리어 액슬 사이에 탑재됐다. 차체는 배터리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배터리 패키지는 비틀림 강성을 강화해 주행성에 도움을 주며 노면 소음을 최소화해 실내 소음 수준을 낮추고 승차감을 개선한다.

강력한 모터와 튼튼한 차체가 결합돼 인상적인 가속력과 주행 성능을 보여주고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한 스티어링휠, 무르지 않은 서스펜션 세팅 덕분에 정확한 조향 성능도 제공해 운전자 만족감을 더한다. 다만 비교적 껑충하고 짧은 차체는 큰 요철에서 다소 뒤뚱거려 스포츠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모습은 아니다. 그보다는 전기차의 저소음과 가속력을 활용해 쾌적하게 도심 주행이나 크루징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스포츠 드라이브 모드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도 역동성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춘 볼보의 철학을 드러낸다.

이밖에 C40 리차지는 레이더, 카메라 및 초음파 센서 어레이로 구성된 최신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향 지원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교차로 교통 경고 및 긴급제동 지원, 후방 충돌 경고 및 완화 등 안전 기술을 지원한다. 차량 간 안전거리와 차선을 유지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도 기본 제공된다. 차량 충돌 시 외부 충격에서 운전자와 탑승객을 보호해 주는 경추 보호 시스템(WHIPS), 측면 충돌 방지 시스템(SIPS), 차량 최고 속도를 시속 180km로 제한하는 스피드 캡, 긴급 출동 및 구급차 호출 등이 지원되는 ‘볼보 온 콜’ 등 기능도 제공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6391만원으로 미국 시장 대비 약 890만원 낮은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 이뤄졌다. 여기에 볼보는 5년/10만㎞ 일반 부품 보증과 소모품 교환 서비스, 5년 무상 LTE 및 음악플랫폼 FLO 1년 이용권, 15년 무상 OTA(무선업데이트) 서비스, 8년/16만㎞ 고전압 배터리 보증을 기본 제공하며 전기차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정우 기자 tajo8191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