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구 온도 상승, 산소 수치 급락, 해양 산성화....“기후공약에도 4% 사라진다”
멸종 위기의 바다거북/사진=연합뉴스
멸종 위기의 바다거북/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지구온난화가 세계 해양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어, 수천만 년 동안 지구 역사상 일어난 일에 필적하는 해양 종의 대량 멸종 사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 가속화로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지난 수천만 년 동안 지구 역사에서 볼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높은 멸종 위험과 더 낮은 해양 생물 풍요를 초래하고 있다.

지구 해양은 화석 연료의 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열로 인해 온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때문에 바다의 산소 수치는 급락하고 있고, 바닷물은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가 흡수돼 산성화되고 있다.

그 결과 산소가 완전히 고갈된 바닷물의 양이 1960년대 이후 네 배로 증가했고 바다 생명체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예컨대 조개, 홍합, 새우 등 수생 생물들은 바닷물의 산성화로 조개껍데기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이 모든 것들이 과거 지구의 멸종에 필적하는 대멸종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한다. 

연구진은 “상승하는 온도와 산소 손실의 압력은 약 2억5000만 년 전 페름기 말기에 일어난 대량 멸종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페름기 대멸종으로 알려진 이 대재앙은 지구 해양 동물의 96%를 멸종시켰다.

프린스턴 대학의 기후 과학자 저스틴 펜은 “비록 종의 소실 규모가 대멸종 수준이 아니더라도, 종의 손실 메커니즘은 동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다에서의 생명의 미래는 오늘날 우리가 온실가스로 무엇을 하기로 결정했는지에 달려 있다”며 “우리가 볼 수 있는 두 개의 바다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인해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많은 생명체가 없는 바다다”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또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가스를 무제한으로 배출해 금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온난화가 4도이상 증가할 경우는 정말 재앙적인 멸종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그렇게 되면 온도가 계속 상승함에 따라 수 세기 동안 해양 생태계는 재편성되고 멸종은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더 나은 시나리오에서도, 세계는 여전히 해양 생물의 상당 부분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산업화 이전 기준보다 2도 높은 온도로 높아지면, 세계 각국의 기후 공약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있는 약 2백만 종의 약 4%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저스틴 펜 교수는 “이 연구에 따르면 가장 취약한 종은 극지방에 사는 물고기와 해양 포유류들”이라며 “열대종과 달리 적당히 시원한 지역으로 이주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갈 곳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후 변화의 위협은 남획과 오염과 같은 수생 생물들이 직면하고 있는 다른 주요 위험들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연구는 국제 자연 보전 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의 자료를 바탕으로, 해양 종의 10%~15%가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해양 생태학자인 존 브루노는 이번 연구가 종들이 완전히 멸종되기 보다는 새로운 지역으로 흩어질 것이라는 이전의 연구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대부분의 이전 연구와 매우 다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전 연구들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바다에서 다가오는 멸종에 대한 지리적 패턴에 대한 우리의 현재 가정 중 일부에 도전하고 있다”며 “미래에 극심한 온난화로 인해 대멸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책입안자들과 대중들은 기후 변화와 기타 위협으로 인한 영향을 충분히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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