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일 바이든 방한…한·미 경제인 간담회 개최
대한상의-전경련 간 재계 간판 쟁탈전 치열
최태원, 새 정부서도 재계 맏형 유지 가능성 높아
윤 당선인, 경제단체 중 무협 가장 먼저 방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 /사진=SK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 /사진=SK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제 외교 행보가 확대되면서 재계 맏형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단단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을 수장으로 둔 대한상의가 새 정부에서도 경제계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일 방한이 확정됨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4단체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경제계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경제4단체의 역할론이 정리되면서 경제단체 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일정에 맞춰 진행 예정인 한·미 경제인 간담회 개최와 새 정부의 해외 경제사절단 구성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도 관심사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4단체는 재계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제4단체는 국내에서는 새 정부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미국 경제계와 파트너십 구축에 나서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한·미 경제정책 어젠다 개발에 나서는 등 기업인 간담회 준비 태세에 한창이다.

대한상의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바이든 방한 시 4대 그룹 또는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 측은 "경제인 모임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주한 미국 대사관과 일정 부분 교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상의는 지난달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ESG 혁신성장을 위한 좌담회를 개최했으며 한‧미 경제협력과제 제언을 인수위와 산업부, 외교부에 전달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최근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직을 제안받는 등 재계 맏형으로서 지위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는 만큼 대한상의가 계속 주관 단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윤 당선인과 최 회장의 회동이 잦아지면서 차기 정부에서도 대한상의가 재계 맏형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경련은 강점인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경련은 미국상공회의소와 한미 경제 어젠다를 미리 세팅하기 위해 이달 초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을 미국으로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올해 하반기 한미·한일 재계회의를 준비하면서 국내 4대 그룹의 재가입 및 신규 회원사 확보를 추진 중이다.

경총도 손경식 회장이 직접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을 방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손 회장은 미국 내 파트너인 미국국제비즈니스협의회와 미국 내 영향력이 큰 헤리티지재단 등을 만나 대미 네트워크를 견고히 했다.

무협 역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의 통상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24일 대미 주요 산업 아웃리치 사절단을 미국 워싱턴D.C로 파견했다.

경제단체들의 눈치싸움은 지난 3월 열린 경제6단체장들과 윤 당선인의 첫 만남에서부터 드러났다. 당시 전경련이 이 오찬모임을 주도하면서 정권교체와 함께 다시 재계 간판으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같은 달 31일에는 윤 당선인이 무협이 개최한 ‘청년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경제단체 단독 행사에 윤 당선인이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점에서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대한상의와 전경련의 주도권 경쟁 분위기를 의식한 윤 당선인 측이 무협을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근 경제단체 간 경쟁구도가 지나친 소모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라 우려스럽다"며 "각자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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