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고공행진...기업마다 유동성 확보 급한 불
최근 1년 사이 회사채 스프레드 추이 /금융투자협회
최근 1년 사이 회사채 스프레드 추이 /금융투자협회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미 연준이 '빅스텝'을 통한 0.5%P 기준금리 인상과 본격적인 양적 긴축에 들어간다고 밝힘에 따라, 돈줄이 마른 기업들은 은행을 찾는 발걸음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기준으로 금융투자협회의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회사채 발행액은 모두 34조 8480억원이며, 상환액을 제한 순발행액은 7조 9732억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의 45조 3141억원, 18조 9858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수준인 순발행액 규모는 지난 3년 내 최저 수준이다.

회사채(3년, AA-) 금리서 국고채(3년) 금리를 뺀 신용스프레드는 4일 0.71%p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4월 25일엔 0.75%p를 기록하며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용스프레드 확대는 그만큼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위축됐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펜데믹 시 세계 각국 금융당국은 경기침체를 우려해 '수도꼭지를 틀 듯' 유동성을 공급에 나섰다.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기조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해 초만 해도, 신용스프레드는 0.21%p까지 좁혀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업 신용도에 따른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1분기 AA등급 이상 기업이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은 2조 8000억원 모집에 4조 7000억원이 모였지만, BBB등급 이상은 7000억원 모집에 1조 1000억원이 모였다.

이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은행 문지방을 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후부터 각 은행마다 기업대출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연초 각 은행장의 신년사에서도 기업 영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4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모두 660조 5500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6조 64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64조원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며 등락을 이어가던 대기업 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월 말과 4월 말의 대기업 대출 잔액을 비교하면 3조 3100억원이 늘었다.

경기불확실성에도 불구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투자의지는 높다. 하지만 자금 조달비용이 계속 올라갈 경우, 이는 투자의지를 잃게 만들며 결국 기업의 실적저하와 그에 따른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시작될 수 있다.

지난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의 코로나19 이전(2018~2019년 누계)과 이후(2020~2021년 누계) 실적을 비교·분석한 결과, 코로나 이후 100대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이전 대비 각각 5.8%,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규모는 대기업 대출이 9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이 7조 7000억원 이었다. 여건이 허락하는 기업은 은행 대출의 문이라도 두드리겠지만,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앞으로  자금조달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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