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플라스틱 첨단 재활용 비용 많이 들고 배출 집약적...환경적 이점 거의 없어"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연합뉴스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미국에서 플라스틱을 재활용 보다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캠페인이 오히려 환경오염을 악화시킨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석유화학회사들이 최근에는 ‘화학적 재활용’ 또는 ‘첨담(고도) 재활용 (advanced recycling)’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예전과 다름없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의 일종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민다루 재단(Mindaroo Foundation)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단 100개 회사에서 생산하는 플라스틱이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엑손모빌(ExxonMobil)을 1회용 플라스틱 세계 최고의 생산자로 지목했다.
이에 4월 말, 캘리포니아의 롭 본타 법무장관은 세계적인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악화시킨 엑손모빌의 역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엑손모빌이 플라스틱 업계와 재활용에 관한 메시지에서 선두주자였기 때문이다.

본타 장관은 “엑손모빌, 쉐브론(Chevron), 다우(Dow), 듀퐁(Dupont)과 같은 회사들은 플라스틱 재활용의 비효율성을 인식하면서도 대중에게는 다른 이야기를 전하는 식의 마케팅 캠페인을 어떻게 전략화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사는 과거 재활용에 대해 업계에서 말한 것뿐만 아니라 오늘날 ‘첨단 재활용’을 마케팅하는 방식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는 다른 회사나 미국 화학 위원회(ACC American Chemistry Council)와 같은 무역 그룹까지 매우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사가 소송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단지 조사하기 위해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엑손모빌은 “이러한 무가치한 주장들은 진행 중인 중요한 협력 작업에 방해가 된다”고 반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은 2040년까지 두 배가량 성장하며 향후 10년간 석유산업의 최대 시장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존 재활용 캠페인과 마찬가지로, 첨단 재활용은 지금까지 결과를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발간된 천연자원보호협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의 보고서는 첨단 재활용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경우에서도 환경 친화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지적했다.

열분해 또는 화학적 재활용이라고도 알려진 이 과정은 플라스틱을 다른 물질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화학 공정을 사용하는 것을 수반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플라스틱을 매우 높은 열로 가열해 저등급 화석 연료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것은 연료로 사용되거나 더 많은 플라스틱의 공급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이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전 버전의 플라스틱 재활용과 마찬가지로 첨단 재활용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고, 다양한 플라스틱을 수집하고 효과적으로 재활용하기가 어렵다. 그 또한 연료나 더 많은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될 뿐만 아니라 공정 자체가 배출 집약적이기 때문에 환경적인 이점이 거의 없어서다.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의뢰한 한 연구에 따르면 첨단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매립하거나 태우는 것보다 더 많은 온실 가스를 발생시킨다.

최근 비욘드 플라스틱(Beyond Plastics)과 더 라스트 비치 클린업 그룹(The Last Beach Cleanu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2018년 첨단 재활용의 출현 이후 실제로 9%에서 6% 미만으로 떨어졌다

화학 산업의 무역 단체인 ACC는 중국이 2018년 중고 플라스틱에 대한 국경을 폐쇄한 이후 첨단 재활용을 추진해 왔다. 이 단체는 또한 주 정부들에게 재활용 과정을 다양한 환경 규제로부터 면제해 달라고 로비를 해오고 있다. 

비욘드 플라스틱스의 주디스 엥크 사장은 환경보호에 반대하는 로비를 해온 ACC와 그 회원들에 대해 "그들은 마침내 재활용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놀라지 않는다. 그들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환경 사회학자 레베카 알트먼 박사는 엑손모빌 등 석유화학회사가 다양한 홍보 전략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석유화학 업계는 긍정적인 가치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했다”며 “답은 긍정적인 광고, 에너지 정책에 대한 막후 작업, 그리고 환경법을 다루는 것이었다"며 비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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