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SK 이어 롯데·CJ 가세
제약바이오사, CDMO 확대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진출하면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라는 상표를 등록하고, 다음 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USA’에 참석하기로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사업은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이다. 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CMO·CDO(위탁개발) 생산시설 및 전문인력을 갖춘 업체 인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역시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를 선정했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제약업체 천랩을 인수한 뒤 CJ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네덜란드의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기업인 ‘바타비아’를 인수했다. 앞서 2018년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그룹에 매각하면서 제약바이오 사업을 접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사실상 재진출하는 셈이다.  

SK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바이오 분야에 약 2조원을 투자했다. 의약품 위탁생산전문 계열사인 SK팜테코는 올 1월 미국 CDMO 회사인 ‘CBM’에 3억5000만 달러(약 42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지난해 프랑스 세포·유전자 치료제 CMO 회사인 ‘이포스케시’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앞서 2017년 BMS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2018년 미국 앰팩(AMPAC)을 사들인 바 있다.

SK그룹은 CBM과 이포스케시를 바탕으로 SK팜테코 매출을 지난해 7억4000만 달러에서 오는 2025년 20억 달러까지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향후 SK팜테코 기업공개(IPO)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CDMO 사업에 물밀듯이 진출하는 까닭은 앞선 진출 기업의 성공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5위를 기록할 정도로 미래 산업으로서의 역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1분기 매출액 5113억원, 영업이익 176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1·2·3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4공장(25.6만ℓ)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올해 10월 부분 가동을 목표로 선수주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빅파마 3곳과 5개 제품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로 20개 제약사와 30개 제품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완제의약품 공정을 맡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톱(Top) 수준의 CDMO 기업임을 입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과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에 따른 영향이다.

글로벌 CDMO 시장의 빠른 성장도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주요인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집계 결과, 글로벌 CDMO 시장은 2017년 93억 달러(10조원)에서 연평균 12.9%로 성장해 2023년 195억 달러(약 22조원)로 커진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주요 바이오의약품 CDMO 최근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CDMO 시장 규모는 2020년 113억 달러(약 13조9838원)에서 2026년 203억 달러(약 25조1213억원)로 확대된다.

기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CDMO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GC녹십자그룹의 계열사인 GC셀은 최근 GC(옛 녹십자홀딩스)와 공동으로 약 900억원을 투자해 미국 CGT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했다. 더불어 지난 11일 셀랩메드와 고형암 CAR-T CDMO 계약 체결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한미정밀화학도 최근 고난도 신약 분야 ‘하이테크 CDMO’ 진출을 위해 1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설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업체는 CGT 핵심 원료(렌티 바이러스 벡터,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벡터 등)뿐 아니라 관련 신약개발도 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그룹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최근 북미 소재 바이오텍과 177억원 규모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LNP(지질나노입자) 구성 핵심 원료인 Lipid(지질)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mRNA CDMO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추가 수주를 포함하면 올해만 네 번째 CDMO 수주다. 글로벌 제약사 2곳을 포함한 7개 기업과 다양한 질환의 mRNA 백신 공동개발과 CDMO 사업도 협의 중이다.

이밖에 대웅제약을 비롯해 HK이노엔, 강스템바이오텍, 메디포스트, 헬릭스미스, 이연제약, 진원생명과학 등 국내 중견·중소기업들도 CDMO 사업에 진출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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