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그룹 제공
쌍방울 그룹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쌍용차 인수전에서 KG그룹 컨소시엄이 쌍방울그룹을 제치고 우선 인수 후보자로 선정된 가운데, 쌍방울그룹이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지난 13일 쌍용차 우선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지난 3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합병(M&A) 투자계약 해지 후 한 달여 만에 새로운 인수 후보가 결정됐다. 
 
쌍용차는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에 KG·파빌리온PE 컨소시엄,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가 참여하면서 인수전은 3파전으로 전개됐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인수 금액과 사업계획 등을 평가한 뒤 인수 조건이 가장 좋은 KG컨소시엄을 인수 예정자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KG그룹이 선정된 것에 대해 자금 동원력면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재매각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KG그룹 컨소시엄이 최종 승자가 될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미지수다. ‘스토킹 호스’란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존재하는 매각 방식으로, 우선 매수권자를 정한 뒤 본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자를 선정할 수 있다. 최종 경쟁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이 KG그룹보다 더 높은 인수가격을 써내고, KG그룹이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못하면 쌍방울 그룹은 최종 인수자가 된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과거 이스타항공 인수전 당시 공개 단독 입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종 인수자가 될 때까지 계속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광림과 KH필룩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체적인 자금 조달을 우선하고 있지만, FI(재무적 투자자)를 구해 자금력을 보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계속적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원하는 FI가 많았던 만큼, 자금력 확보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타 인수전에서도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 성정에 밀린 쌍방울그룹이 KG그룹을 상대로 어떤 비장의 카드를 꺼낼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린다. 
쌍방울의 이스타 인수전과 쌍용차 인수전을 비교해 볼 때 ‘스토킹호스’ 방식이라는 점, 조건부 인수 예정자가 쌍방울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황이 같다. 그러나 이번엔 기업의 사이즈가 훨씬 크다. 이스타 인수전의 경우 쌍방울이 약 1000억원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쌍용차의 경우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천352억원, 공익채권 7천793억원 등 1조5천억원 가량의 빚이 있다.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년 운영자금도 3천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쌍방울이 이스타 인수전을 경험 삼아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무모한 시도만 재연되는 건 아닐지 의구심이 든다. 
 
이와 관련해 쌍방울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있었기 때문에 더 잘 준비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부분에서 더 강조되어야 하고, 세심하게 접근해야 하는지 등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본 입찰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결국 이번 재매각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양측의 ‘자금력’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가 자금력 부족으로 인수에 실패한 만큼 이번 평가에서는 인수대금과 자금 증빙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일각에서 제기된 KG그룹과 파빌리온PE의 '담합 논란'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광림 측은 법무대리인 대륙아주를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매각절차속행중지'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쌍용차는 다음 달 매각 공고를 내고 본입찰을 실시한 뒤 같은 달 말께 최종인수자를 선정한다. 쌍용차는 7월에 최종 인수자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 8월 말께 법원의 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선택되지 못한 쌍방울그룹이 남은 한 번의 도전을 통해 쌍용차를 품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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