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 재 언급...한미 금리 역전 우려
한은 총재, 빅스텝 배제하지 않고 있다...주담대 8%대 열리나
한국은행의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됨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말에 8%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됨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말에 8%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한 번에 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재 언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에서도 한번에 금리를 0.5%P인상하는 빅스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은 이달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또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까지만 해도 향후 두어 차례의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이언트 스텝 이야기를 일축함으로써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자신했다.

하지만 미 연방 상원 본회의에서 파월 의장의 연준 의장직 연임에 대한 인준안이 통과되며 연임이 확정된 후, 지난 12일에는 이전에 비해 더욱 매파적인 태도로 변신, 연착륙을 위한 자이언트 스텝의 가능성마저 언급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12일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물가를 연준의 목표인 2%대로 억제하기 위해 "약간의 고통이 있을 것이다"고 언급하며 경기 침체 없는 물가 안정 연착륙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연준의 대응이 늦었음을 일부 인정하며 향후 두어 차례 빅스텝을 시도할 것을 재확인했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며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물가상승으로 인해 보다 더 급격한 형태로 변한다면, 한국은행(한은)의 금리 인상 폭이 더욱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역전되면 원·달러 환율이 올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금리가 아직은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통위 위원들이 전원 매파적인 의견을 보임에 따라 향후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오전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는 아직 데이터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빅스텝을 언급했다. 

이 총재의 빅스텝 언급으로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급등하자 한은은 이 총재의 발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밝혔고 이에 올랐던 금리의 상승폭이 일부 줄어들며 소폭 안정을 되찾았다. 

한은의 이러한 우려 진화에도 빅스텝이 언급된 것만으로 국내 가계대출 차주들의 걱정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280~6.590% 수준으로 지난해 말(3.600∼4.978%)과 비교했을 때 상단이 1.612%P 올랐다. 지난해 말까진 5% 미만의 상단이었던 혼합형 주담대가 기준금리가 잇달아 오르자 순식간에 6%를 넘어 7%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이후에도 미국과의 금리 역전 대비, 물가 상승률 억제를 고려해 금리 인상을 계속 단행할 전망이다. 따라서 주담대 고정금리는 매일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는 은행채 등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일각에선 연말에 가면 금리가 7%를 넘어 8%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한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