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엔데믹 맞아 투자 유치·주가 부양 위한 CEO의 해외IR 부활하나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코로나19 상황이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금융지주 회장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선두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외 출장을 서둘렀다.

금융지주회장들의 해외 출장은 정기주총 이후 연기금이나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을 만나 신규투자를 유치하고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15일부터 22일까지 영국,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을 돌며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에 나선다. 신한금융의 실적과 주주환원책, 강점을 갖고 있는 ESG 경영 성과에 대해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특히 조 회장은 작년 11월에도 유럽행을 강행한 바 있다. 영국에서 열렸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참석했다. 유럽 각국과 미국도 찾아 해외 투자자들과 면담도 진행했다.

조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7년부터 부지런히 해외 출장을 다닌 CEO로 알려져 있다. 22일 동안 싱가포르, 일본, 영국, 프랑스 등 9개국 11개 도시를 방문하며 59개 해외 투자자와 글로벌 기업과 미팅을 가진 강행군이었다.

2019년에도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 참석하는 등 5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며 2021년까지 2년 동안 발이 묶였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17일부터 2박 3일 동안 싱가포르 일정을 소화한다. 현지 소재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해외IR에 나서는 것이다.

손태승 회장과 우리금융그룹은 완전민영화를 앞두고 그동안 와신상담했던 만큼 적극적인 투자 유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손 회장은 한국 한국 거시경제의 현황과 함께 우리금융그룹이 지주사 전환 이후 달성한 재무적 성과는 물론, ESG와 디지털 분야의 비재무적 성과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완전 민영화된 우리금융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주주친화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어필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약 6%p 이상 크게 증가했으며, 시장 전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지주 중 최고의 주가 상승율을 기록했다.

또한 우리금융그룹은 완전 민영화에 따른 유통주식 수의 증가로 글로벌 주요 지수인 MSCI, FTSE 지수의 편입 비중도 확대됐고, 이들 지수에 연동되는 외국인의 투자 수요까지 증가되며 양호한 주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싱가폴 IR을 시작으로 6월 미주지역 IR이 예정돼 있다"며 "유럽, 홍콩 지역 등으로 IR 지역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국내 투자자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지주회장들이 손수 해외IR을 챙기는 까닭은 직접 대형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으면 이와 같은 노력이 해외 투자 유치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매년 금융지주사들의 안정적인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고 있다.

5월 초를 기준으로 4대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율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가 72.88%로 가장 높으며 이어 신한금융지주가 62.69%, 하나금융지주 71.46%, 우리금융지주 35.74%의 순이다. 이를 감안해 보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한국이란 울타리에서만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따라서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에 발이 묶였던 금융지주회장들의 해외 출장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물론, 김정태 회장에게 바통을 넘겨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역시 시기를 엿보고 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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