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일 조 바이든 방한 첫 일정 삼성전자 공장 방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한미 정상 안내 예정
경제안보·IPEF 바이든 방한 주요 화두 될 것
21일 정상만찬 10대그룹경제·6단체 등 참석 예정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으로 한미 반도체 동맹 관계가 광폭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제안보'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이번 방한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방한 첫날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을 찾는다. 미국 대통령이 국내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엔 윤석열 대통령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져 취임 후 첫 한미 정상 간 만남이 삼성전자 반도체 기지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첫 일정을 반도체 공장으로 잡은데 대해 "미국이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동반자 관계라는 점을 공고히 하면서 경제안보를 강화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실도 지난 18일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경제안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반중연대인 IPEF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자국 내 제조시설을 늘리고 있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역시 반도체 생산 장비 절반가량을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평택 공장에 방문하는 한미 정상의 안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은 19일 평택공장을 찾아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대비해 사전 점검하고 리허설을 진행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게 되면 이 부회장은 반도체 생산시설 소개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공조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장 내부와 P3 공사 현장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2015년부터 조성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전초기지로 최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부지면적만 국제규격 축구장 400개를 합친 289만㎡(약 87만평)다. 첨단 복합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2017년 가동을 시작한 P1(평택1라인)에서는 메모리를, 2020년부터 가동한 P2(펑택2라인)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한다. 3라인은 연내 가동할 예정이고, 4라인 기초 공사도 진행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방한 당시 헬기에서 평택공장을 내려다보며 부러워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월 이 부회장은 새해 첫 근무 일정으로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바 있다.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정상 만찬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10대 그룹 총수와 경제6단체장 등 8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바이든은 이 자리를 통해 국내 그룹 총수들에게 미국 내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서밋에서 웨이퍼를 들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서밋에서 웨이퍼를 들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11월 당선 후 반도체산업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송변전망 확충 등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4월과 5월 백악관이 주재한 반도체 공급망 대책회의에 삼성전자를 초청하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정상회담과 비슷한 시간 개최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5대 그룹을 비롯해 한화와 OCI, 네이버 등 미국과 현안이 있는 기업들이 초청된다. 당초 이 자리에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제기됐으나 현재로써는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일 2박 3일간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후 일본을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일본에서 열리는 IPEF에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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