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특히 여성과 고령자들, 가난한 국가 국민들 건강에 심각한 영향"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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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지은 기자] 기후 위기로 인한 기온 상승이 전 세계 사람들의 수면을 단축시키고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학술지 원어스(One Earth)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수집한 수면과 실외 날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더 높은 온도가 수면 시작을 지연시켜 수면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700만 밤 동안 68개국을 대상으로 4만7000명의 사람들이 사용한 수면 추적 손목 밴드를 데이터로 사용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구촌 시민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이미 연간 44시간 감소해 충분한 수면 기준인 7시간 미만으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밤 시간의 기온이 낮보다 훨씬 더 빠르게 상승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집단은 다른 집단들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난화 1도당 수면 손실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4분의 1 더 높으며, 65세 이상은 2배, 부유하지 않은 나라는 3배 더 높았다.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피하지방의 수치가 더 높아 냉각이 더 느려진다. 노인들은 밤에 잠을 덜 자고 체온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더 민감하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창문 셔터, 선풍기, 에어컨과 같은 냉방 기능을 덜 사용하기 때문에 더 많은 수면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이전 연구들에서는 기온 상승이 심장 마비의 증가, 자살과 정신 건강 위기, 사고와 부상 등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것들이 밝혀졌었다. 

이번 연구 역시 수면 부족이 이러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기에 더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기후 온난화가 건강에 영향을 줘 수면 방해를 일으키는 주요 메커니즘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켈튼 마이너 박사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있다”며 “이 연구에서, 우리는 평균 온도보다 따뜻해 지면 인간의 수면을 잠식한다는 최초의 전 지구적 규모의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실제로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의 추정치는 보수적(가장 낮은 추정치)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마이너 박사는 뜨거운 밤으로 줄어든 수면이 많은 인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만명 의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서 25도 이상의 밤은 4만6000명의 사람들이 더 짧은 수면으로 고통 받는 결과를 낳을 것” 이라며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발생하는 폭염을 보면 수 십억 명의 사람들이 수면 부족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건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원들은 야간 기온이 10도 이상으로 오르면, 자연적으로 서늘한 기후가 되든 따뜻한 기후가 되든 간에 따뜻한 밤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모든 나라에서 나타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는 문제점도 있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인도, 중국, 콜롬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일부 포함되었지만 주로 부유한 나라를 대상으로 했다. 또한 데이터 수집을 위한 손목 밴드는 중년, 부유한 남성과 같이 따뜻한 온도로 인해 수면 장애를 덜 받는 사람들에 의해 착용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저소득층은 데이터에서 과소 대표되고 있다”며 “따라서 특히 아프리카, 중앙 아메리카, 중동과 같이 이미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들 중 하나로 꼽힌 곳들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기온 상승에 따른 건강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도시, 마을, 건물이 열에 잘 적응하도록 만드는 임무를 가진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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