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월 만기 1400억원 등 회사채 규모 총 3800억원
금리 급등으로 금융비용 2배 유력…재발행 포기 기업 속출
태영 측 "7~8월 재발행 원칙 속 추이 관찰"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제공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태영건설 제공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금리 급등에 따라 회사채 재발행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사 중 거의 매년 1000억원 이상을 회사채로 조달하는 태영건설에도 시선이 쏠린다. 태영건설은 일단 재발행 계획을 세워놓은 채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25일 "회사 내부적으론 연간 현금흐름을 감안, 7월이 만기인 회사채에 대해선 재발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다만 향후 자금 상황을 면밀히 판단해 바꿀 여지는 남겨놓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오는 7월22일 만기가 돌아오는 1400억원 규모의 제66회 공모무보증사채를 비롯해 내년 3월 만기 1400억원, 2024년 7월 만기 1000억원 등 총 38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떠안고 있다. 회사채 시장 단골인 태영건설은 2년 전 인적분할에 따라 티와이홀딩스가 지주사로 떨어져나가면서 사업회사로의 변신을 도모한 뒤 차입금 상환 및 운영 자금 조달 등의 이유로 회사채 발행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수요예측 등에서 나름대로 흥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전후로 금리가 낮았던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이유였다. 올 7월 만기 1400억원에 대한 금리가 2.14%인 것을 비롯해 태영이 현재 발행 중인 회사채 금리가 모두 2%대다.

하지만 올해 전세계적 긴축에 따라 상황이 달라졌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른 3년물 국고채 평균 금리는 2.96%로 전년 같은 날 1.14%와 비교해 2.5배 이상 올랐다. 회사채 역시 무보증 3년물 금리(AA-) 5월 평균기준 3.74%을 기록, 전년 같은 날 1.89% 대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태영건설이 회사채 재발행을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3대 신용평가기관에서 나란히 신용등급 A(안정적)를 받았다. 금리 급등까지 감안하면 회사채 재발행을 할 경우, 4%대 금리를 각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업종은 다르지만 GC녹십자와 한미약품이 회사채 차환발행 계획을 세웠다가 이달 초 철회한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보니, 회사채 발행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기업들이 있지만 10대 그룹 안에 드는 대기업 위주"라며 "그밖의 중대형기업은 일부 현금 상환, 일부 금융권 차입으로 방향타를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영건설은 지난 3월에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이미 전액 현금상환했고, 이에 따라 연결재무제표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5749억원에서 지난 3월말 413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더해 7월에 돌아오는 1400억원까지 현금으로 갚으면 자금 경색 우려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비용 인상을 각오하더라도 회사채 재발행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태영건설이 지난 3월 경기도에서 3개월 영업정지 처분 받은 것을 들어 향후 수주 및 실적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실제 태영건설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5829억원으로 전년 동기(5120억원) 대비 13.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1억원과 비교해 35.8% 하락했다. 올 1분기 태영건설의 금융비용은 126억원으로 영업이익의 40% 수준이다.

그럼에도 태영건설은 지난 5월말까지 수주액이 1조원이 넘는 만큼 향후 실적에 따른 현금 유입에 문제가 없어 회사채 발행에 따른 이자 등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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