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광산 부지 주변 308평방 마일 이내 폐기물 처리 금지"
"연어 어업으로 경제 활동 창출 VS 광산 중단은 정치적 결론이며 아이러니"
알래스카 브리스톨 베이의 채굴 장비/연합뉴스
알래스카 브리스톨 베이의 채굴 장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바이든 행정부는 연어 어장으로 유명한 알래스카 브리스톨 만을 보호하기 위한 주요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뉴욕타임즈가 25일(현지시간)보도했다.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1972년 청정수법(Clean Water Act)에 따른 권한을 인용, 브리스톨 만 유역에서의 광산 폐기물 처리를 금지하는 법적 결정을 제안했다. 

브리스톨 만은 세계에서 유명한 연어 어장으로 거대한 구리 및 금 매장지 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페블 광산 프로젝트 부지 주변의 308평방 마일 이내에 광산 관련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금지된다. 관계자들은 최종 법적 결정을 발표하기 전에 7월 5일까지 이 제안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조치가 금속 추출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회복할 수 없는 해를 끼치는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페블 광산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브리스톨 만을 보존하는 것이 상당한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EPA는 브리스톨 만 상업용 연어 어업이 2019년 20억 달러(약2조5284억)의 경제활동을 창출했고, 1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EPA의 행정관인 마이클 리건은 “브리스톨 만의 유역은 미국의 물이 건강한 지역 사회, 활기찬 생태계, 그리고 번창하는 경제에 어떻게 필수적인지를 보여주는 빛나는 사례”라며 “EPA는 이 대체 불가능하고 귀중한 자원이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해 보호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과학, 법률, 그리고 투명한 공공 절차를 따르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블 광산을 봉쇄하는 것은 바이든이 대선 유세장에서 공언한 약속이다. 바이든은 당시 "브리스톨 만을 보호하겠다"며 “이 지역 낚시꾼들의 소중한 목적지이자 전 세계 절반의 홍연어의 근원지인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의 토대지만 광산을 위한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페블 광산과 브리스톨 만의 운명을 둘러싼 싸움은 10년 이상 계속되어 왔다. 브리스톨 만을 채굴하려는 계획은 수년 전 오바마 행정부에서 무산된 뒤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알래스카 원주민 사회, 환경보호론자, 어업계의 반대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고, 심지어 이 지역에서 낚시를 한 적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조차도 이 프로젝트에 반대했다.

광산을 건설하려는 회사인 페블 유한책임 파트너십(Pebble Limited Partnership)은 “새로운 EPA 결정은 우리의 능력을 차단하려는 정치적 결론" 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페블 유한책임 파트너십의 최고 경영자인 존 시블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발동해 페블 광산을 중단시키면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의 채굴과 가공을 강화한 것은 아이러니”라고 비판했다.

페블 유한책임 파트너십은 최소 3000천억 달러(약379조2667억) 상당의 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연간 수천만 톤의 암석을 처리할 수 있는 1마일 평방 마일 이상, 3분의 1마일 깊이의 노천 광산을 파는 것을 원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270메가와트의 발전소와 165마일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그리고 82마일의 도로와 커다란 댐의 건설이 포함될 것인데, 이들 중 일부는 유독성이다.

그러나 연방정부 및 주정부 기관은 “물고기 산란 하천을 먹이로 하는 두 개의 유역에 위치하한 페블 광산이 영구적인 피해를 입힐 것” 이라며 “스포츠 낚시 산업과 브리스톨 만의 대규모 상업 어업의 기반이 되는 연어의 번식지를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 역시 “이 광산이 130마일 이상의 하천, 2800에이커의 습지, 130에이커의 탁 트인 물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페블 유한책임 파트너십 대변인은 “배터리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중요한 광물의 국내 추출을 제한함으로써 기후 변화에 맞서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방해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환경보호단체 트라우트 언리미티드(Trout Unlimited) 크리스 우드 대표는 미국에서 중요한 광물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구상에서 가장 손상되지 않고 기능이 뛰어난 이 곳 연어 생태계 말고도 채굴해야 할 곳은 있다"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탄광에 반대해 온 워싱턴의 민주당 상원의원 마리아 캔트웰도 EPA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우리 지역의 어업과 야외 경제는 건강한 야생 연어의 조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만약 페블 광산이 건설된다면, 브리스톨 만 유역을 오염시켜 수백만 마리의 연어와 이에 의존하는 수천 개의 일자리를 파괴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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