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행되면 미국 최초...다른 주나 연방 차원 규제에 도미노 영향 미칠 가능성"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연합뉴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미국 뉴욕주 의회가 2년 동안 신규 암호화폐 채굴 허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작업증명을 채택하는 암호화폐는 100% 친환경 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으로만 채굴해야 한다.  더구나 채굴 업체는 허가를 확장 혹은 갱신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뉴욕주는 미국 최초로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는 주가 된다. 

미국 전역에서 일부 주들은 일자리 창출과 기술 산업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세금 혜택 등을 제공해 암호화폐 채굴 회사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에 뉴욕타임즈는 뉴욕주의 이번 법안이 다른 주나 연방 차원의 규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뉴욕 대표 존 올슨은 "다른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 민주당 지지주)들은 환경 로비의 노력에 따라 잠재적으로 이와 같은 법안을 도입할 수 있다. 이것이 확실히 걱정거리다“라며 우려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면 암호화폐 채굴 금지 법안은 즉시 효력을 가지고 시행된다. 그러나 캐시 호컬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암호화폐 업계는 뉴욕 주지사가 이 조치를 거부하도록 설득하고 다른 산업 친화적인 규제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컬 주지사 캠페인이 나이아가라 폭포의 북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인 뉴욕 마세나의 옛 알루미늄 공장 부지에서 암호 채굴을 하는 코인민트의 최고 경영자로부터 이미 4만달러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온건파 민주당원인 호컬 주지사는 환경운동가들과 당내 좌파의 우선 과제인 법안에 서명할 것인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은 비트코인 경제에 필수적인 검증 과정이다. 강력한 컴퓨터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복잡한 수학적 작업을 수행하며 초당 5000조의 숫자 추측을 한다. 이 서비스에 대한 보상으로, 디지털 채굴자들은 새로운 비트코인을 받고 컴퓨터를 계속 작동시키기 위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초창기에는 암호화폐 마니아가 집에서 소프트웨어를 구동해 코인을 채굴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자산이 인기를 끌면서 비트코인 생성에 필요한 전력량이 급증했다. 이에 법안을 발의한 뉴욕주 의원들은 에너지 소모가 친환경 정책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금지안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규제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미국내 암호화폐 업계 단체와 신생 산업을 부당하게 겨냥했다는 일부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디지털 상공회의소(Chamber of Digital Commerce)의 페리안 보링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의회가 뉴욕의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에게 모라토리엄을 부과하기로 의결한 것은 유감"이라며 ”이것은 주에서도 상당한 후퇴이며 기술 및 글로벌 금융 서비스의 미래를 억누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원은 지난해 더 넓은 버전의 암호화폐 모라토리엄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하원에서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 모라토리엄 제안은 2022년 다시 불거졌을 때 환경단체들이 추진을 재개하고 암호화폐 업계가 자체 로비세력 결집에 나서면서 순식간에 중요한 문제로 등장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이 법안을 지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다른 민주당원들은 이 법안이 일자리를 죽이고 한 산업을 부당하게 겨냥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로체스터주 출신의 민주당 상원의원 제러미 쿠니는 "대부분의 회원들이 아직도 산업과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는 뉴욕이 사업을 하고 새로운 기술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매력적인 장소가 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브루클린 출신의 민주당 상원의원 케빈 파커 의원는 “이 법안이 이 산업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라며 "사람들이 매우 개방적인 뉴욕주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하고 싶다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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