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가상자산 당정 간담회에서 5대 거래소 자율 개선방안 공개
공동협의체 마련·상장 및 폐지 규율·투자자 정보 제공 등 방안 내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는 13일 가상자산 당정 간담회에서 자율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오른쪽부터 이석우 업비트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박준상 코팍스 CBO. /연합뉴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는 13일 가상자산 당정 간담회에서 자율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오른쪽부터 이석우 업비트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박준상 코팍스 CBO.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루나 사태로 전 세계가 가상자산과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선 5대 거래소가 모여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개선방안을 만들었다. 이는 각 거래소마다 다른 대책을 펼쳤던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번 기회로 공통의 의견을 모은 것이다.

지난 13일 국회에선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 당정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권 전문가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가상자산 ▲사업자 ▲투자자 등 세 가지 핵심축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5대 거래소들은 거래소간 MOU를 맺고 각 거래소 대표가 포함된 가상자산사업자 공동협의체를 출범할 계획이다. 이 공동협의체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지원 개시부터 종료까지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공통된 개선방안을 만들 예정이며 이상 징후 발생 시 5개 거래소의 핫라인을 통해 24시간 이내로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공동협의체는 가상자산 업권의 세미나, 해외 사례 조사 등을 수렴해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고 실질적인 투자자 보호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거래지원 ▲시장감시 ▲준법감시 등 3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구성될 계획이다.

다음으로 5대 거래소는 가상자산의 상장부터 폐지까지의 과정에서 규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거래소들은 가상자산 상장 관련 정책이 서로 달랐고 루나 사태에 대한 대응도 거래소별로 상이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은바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들은 강화된 규율을 ▲거래지원(상장) ▲유통(거래) ▲거래종료(폐지) 전 과정에 걸쳐 공통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신규 가상자산 상장에 있어서는 최소한의 공통적 평가항목과 이에 대한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프로젝트 사업성, 위험성 등을 평가할 전망이다. 거래되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위험성 평가를 진행하고 '가상자산 경보제'를 도입해 유통량,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있는 등 우려 사항 발생시 투자주의 경보를 발령한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폐지와 관련해서도 공통적 고려 항목을 통해 루나 사태의 코인런(Coin Run·대규모 인출)처럼 국내 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하면 24시간 이내로 신속히 대응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위기대응 계획'을 수립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투자자 인식 제고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건전한 투자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백서 및 평가보고서를 제공하고 특히 백서 관련 정보의 접근 편의성을 개선해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사업자가 인터넷 등으로 광고를 하면 과도한 투자 경고 문구를 삽입해 투자 위험성 인식을 제고하고, 투자자가 과도한 금액으로 거래를 진행하면 경고 문구를 통해 투자 주의를 환기하는 등 투자자 위험 관리에 대한 방안을 준비했다. 또한 신규 투자자에게 교육 동영상을 의무적으로 시청한 이후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증진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선 5대 거래소 이외에도 다양한 거래소들의 의견을 듣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설기환 한국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장은 "5대 거래소 중심의 논의도 필요하지만 이외의 29개의 코인마켓 거래소도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코인마켓은 비트코인 가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원화마켓이 주도하는 국내 시장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코인)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동국대 박선영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는 알트코인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은 향후 투자자 보호 설계시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원화마켓에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보다 이외의 알트코인을 더 많이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자율적인 규율을 만들 때 원화마켓인 5대 거래소의 전반적인 의견을 중심으로 나아가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로 보인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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