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T업계, 개발자 수요 급증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실적 악화
개발자 연봉 상승 반면 생산성 및 효율성 저하 고심
네이버 등 인력채용 조정 움직임…“적성, 근무 적합도 판단 필요”
국내 IT 기업들이 밀집한 판교 테크노밸리 전경 / 사진=연합뉴스
국내 IT 기업들이 밀집한 판교 테크노밸리 전경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약 2년간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화에 가속도가 붙으며 지난해부터 IT 개발자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IT업계는 연봉 인상카드와 복지를 앞세워 개발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숙련된 개발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하지만 어렵게 구한 개발자의 업무 생산성과 성과는 연봉을 따라가지 못해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력직은 물론 신입 개발자까지 양성해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업무 숙련도가 떨어져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하소연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국내 IT기업 실적은 대부분 전망치를 하회하며 어닝쇼크에 빠졌다. 국내 1위 IT기업 네이버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은 3018억원으로 직전 분기(2021년 4분기)와 비교해 14.1% 감소했다.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와 인건비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개발자 확보 경쟁 시발점이 된 게임업계 1분기 실적은 처참할 정도다. IT업계 중 개발자 숙련도를 요하는 게임업계지만 지난해 신작 출시 지연에 개발자 채용까지 겹치며 사업 진행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반면 인건비는 19% 증가했다. 넷마블도 인건비는 1년 사이 30% 급증해 적자를 기록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개발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경력직이든 신입이든 닥치는 대로 채용했지만 숙련도, 적성 등의 문제로 사업 성과와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저성과자와 근태불량자 등이 생산성을 떨어뜨리지만 이를 정확히 걸러낼 시스템은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김남선 네이버 CFO(왼)는 올해 개발자 채용정책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사진=네이버
김남선 네이버 CFO(왼)는 올해 개발자 채용정책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사진=네이버

또 다른 관계자는 “급하게 인력을 충원하다 보니 인재 가려내기에 소홀한 면이 있었다”며 “여기에 개발자 연봉만 생각하고 적성과 업무에 맞지 않은 취준생이 몰리다보니 채용을 해도 교육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중도 퇴사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업계에선 높아진 연봉으로 인건비에 비해 사업성과 부족과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개발자 인력채용 조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인원 수가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올해부터는 신사업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공격적인 채용정책 유지의 필요성 등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채용 정책은 18%의 순증 속도보다 훨씬 감소한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경력직 채용에 대한 혜택을 줄이며 인건비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최상위급 개발자에 대해 연봉을 직전 직장 대비 최대 200%까지 인상했으나 최근 150%로 하향 조정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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