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산 역사 간직한 임시수도정부청사, 임시수도기념관
여러 전망대와 요트체험 등 화려한 야경 볼거리 가득
미래 가치 담은 F1963, 초량명란브랜드연구소
요트에서 바라본 부산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요트에서 바라본 부산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부산=한스경제 이수현 기자] 부산의 초여름은 여전히 뜨거웠다. 서울역에서 KTX로 약 2시간 걸려 도착한 부산역은 역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간판만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해운대와 광안리 등 여러 해변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심지어 역사와 문화, 화려한 야경까지 마련된 부산은 지친 일상 속 여행에 굶주린 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임시수도정부청사 / 부산=이수현 기자
임시수도정부청사 / 부산=이수현 기자

◆ 부산의 과거를 되짚다... 임시수도정부청사, 임시수도기념관

부산의 볼거리가 다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6·25전쟁 당시 전쟁의 피해를 덜 입어 옛 건물이 많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물들은 찬란한 역사와 가슴 아픈 기억을 함께 담은 채 화려한 현대식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서구 부민동 임시수도정부청사와 임시수도기념관은 우리의 역사를 간직한 대표적인 건물이다. 일제강점기 지어진 두 건물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각각 임시수도정부청사와 대통령 관저가 됐고 휴전협정 후에도 여러 용도로 사용된 후 오늘날 박물관이 돼 우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임시수도기념관 / 부산=이수현 기자
임시수도기념관 / 부산=이수현 기자

두 건물 사이는 넉넉히 잡아 도보 10분 거리다. 그리고 두 건물 사이에는 과거 부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벽화와 부산 시민의 발이 되어준 전차, 유엔 참전 용사를 기리는 작품 등이 전시됐다. 거리를 걷다 보면, 그 시절 부산의 모습과 시민들의 삶이 생생히 살아 숨 쉰다.

그렇다고 이 공간이 좋은 기억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임시수도정부청사 박물관에는 해당 건물을 일본의 상징으로 만들고자 했던 계획을 여과 없이 공개하고 있고 임시수도기념관은 이승만 정권의 부패와 부산 국제 시장 대화재 등 슬픈 과거까지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천마산 전망대 조형물 / 부산=이수현 기자
천마산 전망대 조형물 / 부산=이수현 기자

◆ 부산의 밤을 빛내는 천마산, 황령산, 해운대 요트체험

부산의 역사를 느꼈다면 이제는 현재 부산을 바라볼 차례다. 그 중 천마산과 황령산 전망대를 찾았다. 두 장소 모두 산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어 남다른 경치를 자랑한다.

천마산은 누리바라기 전망대와 부산항 전망대가 대표적인 전망대다. '세상을 바라본다'라는 순우리말 합성어인 누리바라기 전망대는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시에 쉼터에 앉은 어르신과 여러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어 멋진 분위기를 자랑한다.

부산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부산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또한 부산항 전망대는 분주히 움직이는 부산항과 날이 좋으면 대마도까지 보일 정도로 드넓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또 다른 명소다. 근처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를 마시며 도시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분주히 움직여진다.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 부산=이수현 기자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산 / 부산=이수현 기자

천마산과 함께 찾아간 황령산은 조선 시대 봉수대가 설치돼 나라에 위기가 생길 때마다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한 중요한 장소였다. 지금은 그 역할이 퇴색됐지만 이제는 부산 최고의 야경 명소 중 한 곳이자 부산 불꽃축제를 관람하는 최고의 장소로 이름이 알려졌다.

천마산 두 전망대가 바다 풍경이 중심이라면 황령산은 부산 시내를 더 자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장소다. 427m 무난한 산길을 오르면 봉수대를 거쳐 전망대에 도착한다. 저 멀리 낙동강부터 부산어린이대공원까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는 야경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다음 순서로 전망대를 벗어나 바다에서 부산을 바라보기로 했다. 부산은 강을 따라 이어지는 크루즈 투어와 해운대와 광안리 등 해안에서 즐기는 요트투어 등 여러 체험시설이 마련됐다.

해운대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해운대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체험시설 중 해운대에서 요트투어를 체험하기로 했다. 전망대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건물의 거대한 크기가 여실히 느껴지고 화려한 조명이 넘치는 해운대 야경은 요트를 타기 전부터 황홀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신발을 갈아신고 구명조끼까지 착용하면 비로소 요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해운대에서 멀어질수록 해운대의 호텔과 APEC 하우스 등 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와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그리고 반대 방향에는 거대한 광안대교가 펼쳐져 또 다른 장관을 이룬다. 잡념은 잠시 접어두고 보이는 풍경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속 근심은 바람과 함께 날아가는 듯하다.

F1963 내부 카페 / 부산=이수현 기자
F1963 내부 카페 / 부산=이수현 기자

◆ 새로운 가치 창조... 부산의 미래를 이끌다

직접 방문한 부산은 현재에 머무는 도시가 아니었다. 화려한 현재를 넘어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옛 건물에 새로운 변화를 끌어내거나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가치를 일깨워주기도 했다.

수영구 망미동 F1963은 과거 고려제강의 첫 공장인 수영공장이 있는 곳이다. 1963년부터 2008년까지 공장을 사용한 고려제강은 이후 창고로 사용했고 2016년 리모델링을 거쳐 전시장으로 재탄생했다.

F1963 건물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F1963 건물 전경 / 부산=이수현 기자

이름부터 공장을 뜻하는 F(Factory)와 고려제강이 공장을 완공한 연도인 1963을 더한 F1963은 현재 다양한 시설이 자리 잡아 지역경제를 이끈 현장에서 카페와 서점 등이 입주해 지역주민의 쉼터가 됐다.

옛 공장을 사용하는 만큼 시설 내부는 여전히 그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 흔적은 흉물스럽지 않고 오히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서점에서 책을 읽더라도 다른 공간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F1963이 오래된 건물을 활용했다면 초량 이바구길에 있는 명란브랜드연구소는 역사적 사실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했다. 초량은 부산 최초의 근대식 창고이자 명란의 발상지라고 불리는 남선창고가 있던 곳이다. 그리고 부산에서 자란 가와하라 도시오라는 일본인이 명란을 맛본 후 일본으로 돌아가 세운 회사가 일본 최고의 명란젓 업체 '후쿠야 명란'이라고 한다.

명란브랜드연구소 근처 벽화 / 부산=이수현 기자
명란브랜드연구소 근처 벽화 / 부산=이수현 기자

명란브랜드연구소는 이러한 사례를 활용해 명란을 부산의 관광 상품으로 주목했다. 명란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만들고 음식을 개발하며 쿠킹클래스를 진행해 다양한 체험까지 선보인다. 그리고 산 중턱이라는 장소의 이점을 살려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카페가 조성돼 지친 몸이 쉴만한 장소가 된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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